●세밀화로 그린 동물흔적도감 = 이 책은 말 그대로 야생동물을 찾아가는 어린이 현장학습 길잡이다. 강원도 민통선 구역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 자리산까지, 우리 땅에서 사는 야생동물의 흔적을 따라다니면서 하나하나 취재해 기록했다. 발자국과 똥, 새가 토해 낸 펠릿, 먹이 흔적, 보금자리와 쉼터, 짐승이 다니는 오솔길, 등이나 뿔을 비빈 자국, 털갈이한 흔적, 동물 시체에 이르기까지 우리 곁에서 살고 있는 야생동물의 생생한 흔적을 담았다. 보리·3만원.

●커다란 나무 = 이 책에 나오는 부자 아저씨는 돈이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돈으로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땅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커다란 나무까지도 돈으로 사겠다며 벼른다. 그런 아저씨에게 변화가 생긴다. 커다란 나무를 뽑아가겠다고 사람들을 동원해 뿌리를 파헤칠 때는 언제고, 그 사람들을 다 보내고 혼자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파낸 흙을 도로 덮는 정성을 보인다. 작가는 부자 아저씨의 가치 변화를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풀어낸다. 시공주니어·9000원.

●얼굴 빨개지는 친구 = 수줍음이 많은 코끼리 하늘이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동물친구들에게 매일 놀림을 받던 하늘이는 자기의 모습이 너무 싫다. 외톨이가 된 하늘이는 밤이 되어서야 들판을 돌아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하늘이에게 새로운 친구가 나타나는데…. 하늘이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생쥐, 땅이라는 전혀 다른 두 친구를 통해 자신의 멋진 모습을 깨닫게 된다. 이 그림책은 나를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는 법을 알려준다. 미래B&B·8500원.

●그림책 버스 뚜뚜 = 아침마다 병아리 같은 아이들을 태우고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노란색 버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유치원 버스 뚜뚜의 이야기다. 뚜뚜는 너무 낡아 폐차 위기에 놓였다. 그 때 아이들이 기발한 생각을 꺼내놓는다. 뚜뚜를 도서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때부터 뚜뚜의 멋진 변신이 시작되는데….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실어날라준 버스. 그저 낡으면 버릴 물건이 아닌, 고맙고 정다운 친구로 여겨 지켜주고 싶은 어린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사계절·9500원.

●이 일기는 읽지 마세요, 선생님 = 이 책은 열다섯살 소녀의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일기에는 십대 소녀 특유의 생기발랄한 이야기보다는 슬프고 짜증나는 기록이 더 많다. 아내와 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가출을 반복하는 무책임한 아버지, 무기력하고 자포자기한 어머니, 두려움에 떨고 있는 누나에게 매달린 어린 동생…. 이 책에서 주인공의 일기에는 십대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현실과 냉담한 학교체제, 그리고 삭막하기만한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교육·7000원.

●비온 뒤 맑음 = 이 책의 원제는 「킬로미터 제로」이다. 아빠와 아들의 마음의 거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주인공은 12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아빠와의 진짜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해묵은 원망과 분노를 처음으로 드러내며 운다. 마음의 거리는 함께 있다고 저절로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고 이 책은 말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부모와 동떨어진 세계를 갖고 있는 요즘 아이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성장 동화이지만 세상의 부모, 특히 아빠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거인·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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