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비츠(1904∼1989). 우크라이나 출생의 미국 피아니스트로 현존하는 피아니스트들이 뽑은 가장 부러운 피아니스트. 호로비츠는 지수(엄정화)가 동경하는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돈도 없고 재능도 없는 지수는 뭉개진 자존심과 열등감을 감춰가며 변두리에서 피아노 학원 선생으로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아이 경민(신의재)을 만나게 되고, 경민이 절대음감을 지닌 천재소년임을 알게 된다. 천재 피아니스트를 키운 유능한 선생님으로 이름을 드날리기 위해 경민의 교육에 들어가게 되는데….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사운드 오브 뮤직」 「시네마천국」 등과 같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소통하는 사람과 사람(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가슴 뭉클한 휴먼 드라마를 자처하고 있다. 유명한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접으며 상처입은 지수와 천재적인 음감을 지녔지만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린 경민. 상처로 얼룩진 두 주인공이 피아노라는 매개체를 통해 마음을 열고 세상을 향해 긍정적인 시선을 허락하게 된다는 설정은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주옥같은 선율들도 흥밋거리.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쇼팽의 강아지 왈츠,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등 명곡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권형진 감독은 이번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데뷔했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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