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단지 고대나 중세라는 과거, 프랑스나 독일이라는 어떤 공간에 국한된 것일까. 읽기는 단지 감상하고 예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일까.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전4권)는 서양고전을 21세기 한국이라는 시공간에서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재발견하고 있다.

이 책은 고전과의 살아 있는 대화를 통해 ‘우리가 열고자 하는 세상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하는 물음을 동시대인들에게 다시 던지고 있다.

책에서는 세월과 비판을 견디며 살아남아 정의와 자유, 평등과 행복 등의 삶과 문명의 화두를 던지는 많은 서양의 고전들 중 모두 68종의 서양의 고전을 선정, 인문·자연, 정치·사회, 문학, 문학(상·하)로 나눠 소개한다.

플라톤의 「국가」, 마르크스의 「자본론」,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등처럼 역사 속에서 검증되어 권장도서 목록의 항상 단골로 오르는 고전에서부터 소로의 「월든」이나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 경제, 자본주의」, 피어시그의 「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처럼 다소 낯설어 보이는 책들 또한 등장한다. 아울러 문학 고전에서는 영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언어권별로 균형을 잡으면서도 제3세계의 작품에도 시선을 돌려 보르헤스의 「픽션들」,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네루다의 「모두의 노래」등이 포함돼 있다.

역사와 철학, 정치와 사회, 그리고 과학분야의 고전에서도 같은 시각을 유지하는 가운데 특히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엘리아데의 「성과 속」, 푸코의 「감시와 처벌」 등 현대의 고전, 즉 20세기의 작품이지만 고전의 반열에설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고전도 재발견한다. 휴머니스트. 각권 1만2000원∼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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