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상설 토요논술 콘테스트’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콘테스트는 매주 토요일 도교육청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지난 3일이 3번째였다.

이번 3차 콘테스트엔 도내 고교생 50명이 참가했으며, 김건우 학생(제주일고 3)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도교육청은 콘테스트 당일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대입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다음은 3차 콘테스트 최우수 작품과 심사평, 출제의도

제3차 토요논술 콘테스트/언어논술] ■ 최우수 작품-김건우(제주일고 3) 

얼마 전 프랑스로 이민 온 흑인들이 프랑스 사회에서 받는 제도적․인식적 차별로 인한 ‘소요’를 일으켜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처럼 개인과 개인 간 혹은 집단과 집단 간에서 생기는 위화감은 그 사회의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최근 TV에서 방영되어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준 ‘할아버지 노예’ 사건도 그 예가 될 것이다. 일평생을 할아버지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상징하는 표상일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서 소외되어 삶의 즐거움을 잃어가는 노인들의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수많은 사회적 실타래 중 하나이다.

이러한 노인 문제는 사회적 혹인 세대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 이러한 위화감은 세 가지 측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지금의 사회를 만드는데 밑바탕이 되었고, 지금의 젊은 세대를 키워낸 세대가 오히려 더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모순되고 조화롭지 않은 모습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위화감을 발생시키는 선행조건인 ‘지각의 요인’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렇게 부조화 자체는 ‘정서의 요인’으로써 우리에게 어설픈 느낌을 갖게 한다. 예컨대, 소설 <1984>에서 부모가 자식이 자신을 신고할까 두려워 자식에 부정적 인식을 자연스레 갖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의 차원에서 우리는 충분히 잘못됨을 알지만, 노인 문제가 노인들에게 소외감을 가져다주어 노인들의 자살을 택하거나 심지어 노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여 보험금을 타기 위한 도구로 노인을 대하는 등의 ‘행동의 요인’은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에 대한 위화감을 더욱 심화시켰다.

2020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 나라에 위에서 제시한 노인 문제 해결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의 제도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일정한 보수가 지급되는 일자리 창출이나 노인들을 위한 의료 복지시설 마련 등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무조건 연금을 주는 것과 같은 물질적 측면에서의 해결은 국가의 재정 측면에서나 노인들이 얻을 수 있는 만족감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적 노력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사호구성원들이 갖는 인식의 문제이다. 우리 사회는 예부터 유교적 전통으로 ‘효(孝)’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세대들은 서양의 이성만을 강조하여 자신들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위 세대에 대한 존경심이나 공경보다는 노인들을 자신들의 이용 가치로 여겨 자신들이 성장한 후에 이용 가치를 상실했다고 여기는 이기심이 팽배하다. 결국 자식에게 효는 없고, 부모의 자애만 남아 있어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겨난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서구의 이성적 태도만의 추구는 노인 문제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나 양극화와 같이 현대사회의 고질적 질병들의 원인이 되었고, 오히려 서구 국가들이 우리의 동양적 가치에서 그 해결방안을 찾고자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우리는 교육 등의 노력을 통해 우리 고유의 효 문화를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 개개인이 지금과 다른 인식의 전환이 생길 때 근본적인 노인 문제의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평등하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만든 분들은 더 소중하고 공경 받아야 마땅하다. 지금과 같이 위화감을 조성한 노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문제거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우리의 태도 변환이 필요하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사회가 되었을 때, 우리가 진정 꿈꾸는 대동 사회나 유토피아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제3차 토요논술 콘테스트/언어논술] ■ 심사평

 차수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실력이 느는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는 서로 닮은, 또는 같은 패턴으로 글쓰기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인은 학생들이 보고 있는 Text의 영향, 학원 수강의 영향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학생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글을 쓴다는 점과 유의사항을 무시한다는 점이다. 문제에서 최근의 언론 보도의 내용과 연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원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글쓰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런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작품은 결선까지 오른 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현은주 학생과 제주제일고등학교 김건우 학생의 작품이다.

우선, 신성여자고등학교 3학년 현은주 학생의 경우 글이 잘 읽힌다. 글이 잘 읽힌다는 점은 논술임을 감안할 때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원고지 사용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본론에서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면서 생겨나는 논리의 비약과 노인 문제를 ‘젊은이’와 ‘노인’이라는 이분법적 견해로 만 해석하는 태도는 분명 현은주 학생이 고쳐야 할 점이다.

한편, 제주제일고등학교 김건우 학생의 경우는 상당히 논리적이다. 그 예는 서론의 도입을 위해 글의 논제와 다른 내용을 글에 삽입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혀냄으로써 자신의 이야기에 따른 논리를 세우고 있다. 또한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 있는 예시를 들어줌으로써 논지를 강화한다. 이러한 김건우 학생의 글쓰기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쌓아온 독서의 영향과 그에 따른 논리적 감상 활동이 매우 잘 이루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심사위원들은 서로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두 작품을 두고 심사숙고했다. 어쩌면 결정의 순간이 너무 힘이 든다. 차라리 두 작품 전부를 최우수작품으로 선정하고 싶다. 하지만, 콘테스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나의 작품을 선정하여 최우수 작품의 영예를 안겨주기로 하자.

그 작품은 제주제일고등학교 김건우 학생의 작품이다. 김건우 학생의 경우 배경지식이 상당이 많다. 배경지식이 많다는 점은 어릴 적부터 체계적인 독서활동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러한 배경지식은 결국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다. 이러한 김건우 학생의 모습은 제 3차 토요논술콘테스트에 참가한 학생들 중에서 가장 눈에 뛰었다. 그래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김건우 학생의 작품을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최종 결선까지 오른, 현은주 학생과 김건우 학생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제3차 토요논술 콘테스트/언어논술] ■ 문제구성 및 출제의도

 이번 제3차 토요논술 콘테스트(언어논술) 문제는 2008학년도 서울대 논술 예시문항의 방향에 따라 출제위원이 새롭게 출제한 문제이다. 다만, 토요논술 콘테스트 참가 학생들의 논술의 편의성을 위해 하나의 논제만 제시하였다.

 이번 논제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저출산 현상과 더불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관한 것으로, 우리 학생들이 논술시험의 취지에 따라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출제 의도에 맞게 그 내용을 분석하여 논지를 확정한 후에, 적절한 논거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면서 일관성 있게 논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와 함께,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깊이 생각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문항구성은 두 개의 제시문만을 활용하였다. 전혀 무관한 듯한 두 개의 제시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해서 논리적으로 연관성을 맺어 논지를 설정하고 전개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사고 내용에 대한 논리적 서술력 등 종합적인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려는 의도이다.

학생들은 먼저 <제시문 2>의 위화감을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요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시문 1>에 나타난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한다. <제시문 1>과 <제시문 2>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1>은 박재간의 「고령화 사회의 위기와 도전」의 일부이다. <제시문 1>은앞날이 어두운 노인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노인들은 겉모습에서 고생을 많이 한 세대임을 짐작할 수 있고, 젊은이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빈곤하다. 경제력도 없기 때문에 문화시설이나 레저시설을 이용하지도 못한다. 가족들의 눈치를 봐야 하며, 가사참여권을 상실하고 있어 용돈을 마련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최근에는 부모 부양을 기피하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따돌림을 당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밝히고 있다.

<제시문 2>는 한성열의 「위화감에 취약한 한국사회와 미래」의 일부이다. 이에 따르면, ‘위화감’은 서로 간에 ‘조화가 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어설프거나 어색한 느낌’을 말한다. 이러한 위화감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어떤 대상이나 상황이 조화롭지 않다고 주관적으로 지각되어야 하고, 둘째로 이로 인해 어설픈 느낌이 생기며, 셋째로 그 결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차례대로 지각(知覺)의 요인, 정서(情緖)의 요인, 행동(行動)의 요인이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인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거의 자동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젊은 세대가 노인들에 대해 무엇을(또는 어떤 점을) 조화롭지 않다고 지각하며, 그로 인해 노인들에게 어떤 느낌(감정)을 생기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인지를 먼저 논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그 부정적 결과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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