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시험운행 조건 8월 800억 상당 원자재 제공

지난 3일부터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2차 회의가 3박4일간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6일 새벽 막판 합의를 이뤄냈다. 남북은 열차시험운행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오는 8월부터 북측에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키로 합의했다.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2차 회의에 참석중인 남북대표단은 6일 회담장인 롯데호텔 제주에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한강하구 골재채취 사업 추진 등을 골자로 한 9개항의 ‘경협위 합의문’을 채택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이었던 열차시험운행과 경공업 원자재 및 지하자원 협력문제에 대해 열차시험운행을 조건으로 경공업 문제를 이행한다는데 합의점을 도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 과정에서 열차시험운행과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연계된 것으로 북측에 얘기했고, 북측의 양해로 합의문이 나왔다”면서 “열차시험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공업 합의서’도 발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와는 별도로 10개항으로 구성된 ‘경공업 합의서’도 채택했다.

남측은 오는 8월부터 8000만달러 상당의 의류·신발·비누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 생산물 및 개발권 등으로 그 대가를 상환하도록 했다.
이는 상업적 경제협력의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진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은 우리가 제안한 한강하구 골재채취와 개성공단 건설문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접촉과 북측이 제시한 경제분야 제3국 공동진출 문제에도 의견을 모았다.

남북은 오는 26∼27일 개성에서 임진강 수해방지 문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는데 이어 9월중으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이처럼 각종 남북 교류협력 제주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월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는 남북교류의 전진기지로서의 위상도 견고히 다지게 됐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당초 일정보다 6시간 가량 늦어진 낮 12시25분에야 제주공항을 출발, 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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