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주개최 의미와 전망

남북이 한반도의 공동번영을 위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000년 9월 국방장관회담과 제3차 장관급회담, 2003년 한민족평화통일축전, 그리고 지난해 12월 제17차 장관급회담에 이은 것으로 제주가 남북교류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켜줬다.

특히 최근 철도시험운행에 대한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남북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번 회담을 성공리에 마무리, 평화의 섬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좋은 기회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간교류사업 교두보 역할=제주도는 지난 1998년부터 북한 감귤보내기 운동을 실시해 인도적 차원의 남북교류에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힘입은 감귤·당근보내기 운동은 올해로 8년째를 이어가며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사업으로서는 상당한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남북화해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와 북한 민화협의 교류사업으로 2002년 5월부터 제주도민 760여명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고, 2003년 10월에는 북측에서도 190명이 제주를 찾아 역사적인 통일민족평화문화축전행사를 개최해 민간교류의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남북 화해·협력 ‘평화의 섬’각인=지난 2000년 6월15일,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남북 최고당국자가 한 자리에 앉아 민족의 장래를 논의하고, 실천강령으로 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불신과 반목 대립의 역사로 점철됐던 민족사에 대변화를 몰고 왔다.

남북관계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2000년은 제주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로 기록된다. 그해 9월 김용순 노동당 비서의 제주방문을 기화로 남북국방장관회담과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잇따라 제주에서 개최됐다.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의 남북교류사업도 제주도가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제주에서=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눈에 띄는 공약 중 하나가 남북정상 회담을 제주에 유치, 제주를 명실상부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자는 것이었다.

당초 5일 저녁에 열린 북측대표단 환송만찬에서 김태환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남북 당국자에 ‘남북정상회담 제주개최’를 요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북간 이견이 맞서며 만찬도 1시간 가량 늦어지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공식적인 요청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가 남북교류의 전진기지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민간교류협력사업이 추진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백두산-한라산 교차관광과 공동학술연구를 비롯해 현재 중단된 제주도민 북한방문과 한민족평화축전의 재개 문제는 제주도 당국이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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