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양 저 「우리역사 과학기행」· 신동원 저 「우리과학의 수수께끼」

   
 
   
 
풍부한 과학적 지식으로 무장, 역사 속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를 찾아 나선 「우리역사 과학기행」과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출간됐다.

두 책의 저자들이 역사가 아닌 자연과학을 공부한 학자라는 점과 선조들이 쌓아올린 과학의 금자탑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문중양 교수의 「우리역사 과학기행」은 자연과학을 다루면서도 인문학의 향기가 묻어나는게 특징이다. 문 교수는 ‘계산통계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서울대 역사학과 교수로 임용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이 책에서 진정 학문간의 가로지르기를 시도한다. 저자는 우리가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첨성대, 훈민정음, 금속활자, 거북선, 천하도 등 18개의 주제를 선정, 유물들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짚어본다.

이를 통해 과학적 진실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데 신비하면서도 미신적인 원형 ‘천하도’를 통해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엿보기도 하고 석불사 석굴과 수표교를 통해 근대화와 경제개발을 위해 자행된 문명 파괴 현장을 고발하기도 한다.

또 신라와 조선의 것인 다라니경과 해시계가 외부 학자에 의해 중국과 일본의 것으로 왜곡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역사에 ‘과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지 의아해 하곤 하는 현실에 대해 전통 과학의 패러다임이 서구의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전제하고 우리 과학 문화를 제대로 평가하고자 하며 그 저변에 우리 과학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아시아·1만3000원.

   
 
   
 
신동원 교수가 엮은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는 보다 과학적 진실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은 2004년 동명의 카이스트 강좌를 수강한 학생 28명의 공동 작업물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삼국시대부터 최근까지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우리의 유물 8가지를 선택, 수수께끼를 풀어과는 과정을 담았다. 첨성대와 에밀레종, 자격루, 동의보감, 수원 화성, 대동여지도 등에 대해 학생들은 카이스트에서 습득한 최첨단 공학지식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각계 전문가를 만나고 수많은 참고문헌과 토론을 통해 진실을 풀어헤쳤다.

이 책의 장점은 세세한 부분까지 그 원리를 파고드는데 있다. ‘에밀레종 소리가 세계 최고하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첨성대가 정말 세계 최고의 천문대일까’ ‘동의보감은 만병통치의 보고일까’ ‘한국의 과학유산이 과연 우리만의 아닌 세계인이 인정할 정도로 훌륭한 것일까’ 등 학생들은 ‘우리 역사의 찬란함’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대상의 시작과 끝을 하나하나 추적, 그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며 심지어 ‘찬란함’의 정체까지도 의심의 대상으로 삼아 우리 과학문화유산의 ‘알맹이’에 접근해 들어간다. 한겨레출판·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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