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위스 무승부…토고 승점3점 '헌납'할 경우 한국 첫승 무의미

   
 
   
 
일단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는 확보했다. 하지만 남은 일정이 쉽지 않다. 서로 물고 물린 경쟁자들이 '독'이 올라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2006 독일월드컵 G조 예선 첫 경기에서 토고를 상대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3점과 함께 골득실에서 플러스 1점(+1), 다득점에서 2점으로 조선두에 올랐다.

반면 한국의 16강 경쟁자 프랑스와 스위스는 14일 대결에서 공방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고작 승점 1점에, 골득실과 다득점에서도 '0'이다. 일단 숫자 상으로만 보면 한국의 16강 진출이 유리해보인다.

▲'16강 진출은 가시밭길?'

그러나 남은 일정을 생각해보면 숫자는 무의미해진다. 일단 전력상 한 수 처지는 토고가 프랑스와 스위스에 승점 3점을 헌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리나라가 선점한 승점 3점은 무의미해진다. 같은 출발선상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토고전에서 1~2골은 더 넣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고를 제외한 세 팀이 승점 상 동률이 될 경우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순위가 결정되는 까닭이다.

프랑스와 스위스가 맞대결에서 비록 무득점에 그쳤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 토고전에 대량득점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첫 경기에서 '겨우' 승점 1점을 얻은 프랑스가 오는 19일 새벽 4시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한국전에 전력을 쏟을 것이 자명하다.

당초 우리의 16강 시나리오는 프랑스가 스위스를 잡아주면 우리나라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에 올인해 16강에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프랑스가 먼저 승점 3점을 얻을 경우 두 번째 경기인 한국전에 한숨을 돌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프랑스가 우리를 상대로 승점을 '벌충'하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 공산이 크다.

또 오는 24일 우리의 G조예선 마지막 경기인 새벽 4시 하노버에서 맞붙을 스위스전도 어려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프랑스와 시종 대등한 경기를 보였다.

월드컵유럽예선까지 포함하면 3무의 호각세를 보였다. 당초 토고와 함께 우리가 16강 제물로 생각했던 스위스가 생각보다 더 강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희망적인 요소 몇 가지'

그래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G조 선두인 데다 상대에게 몇 가지 불안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프랑스가 최강팀이긴 하나 태극전사들은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0-5 대패를 당한 적이 있으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는 2-3 으로 아깝게 진 경험이 있다.

당시 골을 넣었던 박지성, 설기현이 19일 프랑스전에서 또한번 일을 낼 준비를 마쳤다.

또 프랑스는 지난 2002 한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세네갈에 의외의 패배를 당하면서 꼬였다. 결과는 예선 3경기 무득점에 16강 탈락. 이번에도 스위스와 의외의 무승부를 기록해 '징크스'에 대한 느낌이 좋지 않다.

게다가 프랑스가 마지막에 맞붙을 토고는 예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픈 기억으로 "다른 팀은 몰라도 프랑스만은 잡아야 한다"고 대회 전부터 벼르고 있어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는 프랑스와 경기에서 무려 5명이 경고를 받았다.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더 프라이를 비롯해 수비의 핵 뤼도비크 마냉과 필리프 데겐 등이다.

오는 19일 전력을 쏟아야 하는 토고전에 이들이 자칫 경고를 받을 경우 24일 한국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투입될 수 없다. 경고를 받지 않더라도 토고전에 그만큼 경기 집중력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토고가 프랑스나 스위스의 발목을 잡아준다면 더 바랄 바가 없다.

여기에 월드컵 원정 첫 승을 거둔 태극전사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16강 진출에 더욱 희망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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