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단 김현태 제주 유나이티드 FC 수석코치 한국-토고전 관전평

김현태 제주 유나이티드 FC 수석코치의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 관전평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김현태 코치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사단에 골키퍼 코치로 활약하며 한국의 4강 신화에 일조했다.

   
 
  ▲ 김현태 코치.  
 
△총평
지난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토고와의 경기는 전반부터 양팀 모두 수비에 치중하면서 조심스런 경기를 펼쳤다. 특히 한여름 오후 3시에 경기장의 지붕을 덮은 상태에서 무더운 날씨로 선수들의 체력 유지에 많은 부담을 줬다.

토고는 예상대로 4-4-2 포메이션으로 나왔고 반면 한국은 지금까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4-3-3이 아니라 3-4-3 형태로 시작하였다.

토고는 아프리카 특유의 기술과 볼컨트롤 능력이 뛰어나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역습 상황에서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공수의 폭이 너무 넓고 패스의 타이밍이 느려 상대에게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실점 상황에서 나타났듯이 중앙 수비수의 수비 능력과 커버 플레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

후반 들어 김진규를 안정환과 교체하여 4-4-2로 바꾸면서 분위기를 반전, 박지성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하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았던 점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공격
원터치 패스가 거의 없을 정도로 느슨한 경기력을 보였다.

상대의 수비 후 역습 전술에 대비한 공격 패턴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볼 점유율이 높은 상태에서 별다른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단순하게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중 볼에 의한 공격을 시도하여 조재진 혼자 고립되고 상대 장신수비에 차단 당하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2선에서 공격으로 가담하는 속도가 떨어지고 사이드 돌파도 거의 보이지 않아 한국 축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였다. 후반 포메이션의 변화와 선수 기용의 변화로 박지성이 중앙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았고 후반 8분 박지성의 돌파를 아발로 선수가 파울을 범하여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였고 이때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직접 차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지고 분위기가 반전되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안정환이 보여준 역전 중거리슛도 상대의 숫자가 부족해 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공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예선리그의 특성상 골득실을 따져야 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득점을 노리는 것이 좋은 것으로 보였는데 너무 안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의의
첫 경기를 승리한 것은 월드컵 사상 어웨이 첫 승리이고 남은 두 경기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값진 승리라고 보인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고 아시아 출전국 중 가장 먼저 첫승을 하면서 응집력이 커져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위력을 다시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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