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때문에 헐떡이며 화택(火宅) 속을 헤매이는가.자연과 인간 그리고 자신의 몸뚱이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며 작지만 만족할줄 아는 삶,그 자리가 정토(淨土) 아닌가”

적막한 산방(山房) 자락에 켜켜이 쌓여가는 한 수행자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곱씹은 단상(斷想)들이 모여 책으로 묶였다.

강설 스님(산방산 보문사·대한불교 일붕선교종 제주 종무원장)이 최근 펴낸 「해는 동쪽에서 먼저 뜬다」(도서출판 한강)은 ‘수행자의 산방별곡’이라는 부제처럼 소소로운 일상의 내음을 강렬한 생활인의 철학으로 갈무리해낸 책.세 번째 수필집으로서의 연륜이 말해주듯 일상사의 편린부터 각종 시사 흐름까지 망라해낸 필자 특유의 애정어린 시각이 돋보인다.

“오름에서 태어나 한평생 오름을 바라보며 살다가 필경에 그 오름 속에 조그만 오름 하나 만들어놓고 떠나는 덧없는 인간의 삶”(‘벌초와 소분’중에서)이라며 인간사를 논하던 필자는 “모든 것의 시작은 참으로 경건하다.마무리할 단계에서 다시금 경건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선을 정리해야 할 때다”(‘석양을 바라보며’중에서)며 다시금 삶의 의욕을 일깨운다.

강설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일본 비예산대학원·태국 남방불교 국제선불교센터에서 수학한 후 현재 생활철학연구회 운영위원과 한라불교신문 이사로 활동중이다.1992년 월간 「문학공간」에서 수필가로 등단,한국공간수필가협회·한국문인협회 제주지회·제주수필가협회 회원으로 수필집 「묵언 중입니다」 「불자의 길 쉼터」 등을 펴냈다.<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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