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어디로 향할까.

자본주의가 계속 될 것인가, 아니면 깃발을 내린 사회주의가 또다시 등장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이런 물음은 대안이라고 여겨졌던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현재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괴롭혀왔다. 

어쩌면 뉴욕 주립대 빙엄턴 대학의 좌파 역사학자인 워런 와거가 쓴 「인류의 미래사」가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저자는 지구를 하나의 ‘주식회사’로 만들어버린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탄생된 지구공화국이 구가하는 평등의 시대를 예견한다. 그러나 그 평등의 시대도 비대해진 몸집 때문에 만연한 관료주의로 깃발을 내리게 된다. 저자가 알려준 미래의 모습은 작은 집단들이 공존하는 ‘저너머, 어딘가’의 세계까지 나아간다.

이 책은 23세기를 앞둔 늙은 역사학자인 피터 젠슨이 10살먹은 손녀 잉그리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1995년부터 2200년까지 200여년의 지구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화자는 젠스가의 4대째 사람으로 자본주의를 살았던 증조부로터 세계당 시절에 젊은 시절을 보낸 자신과 공동체 사회를 살아가는 손녀까지 가족들의 구체적 삶을 편지와 일기, 논쟁, 기록 등을 통해 인류사와 가족사를 동시에 보여준다. ‘저너머, 어딘가’를 향하는 인류의 미래가 젠슨가의 가족사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나는 것이다.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전 세계를 극단적 자본주의 체제가 뒤엎은 1995년부터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간 3차 세계대전과 전지구적 사회주의 체제의 탄생과 붕괴, 아나키즘 공동체 사회로 나아간 2200년까지의 숨가쁜 역사를 그려 보인다. 아나키즘 사회에서 젠슨의 이야기는 끝나지만 이것으로 인류의 미래를 결론 짓는 것은 아니다. 이는 기껏 200여년의 짧은 이야기의 끝일뿐이다. 그곳에서 또다른 항해가 시작된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이 책은 저자가 평생에 걸쳐 연구해온 미래사 결정체다. 워런 와거는 이 책에서 탐욕적인 자본주의 체제가 지난 치명적 결함과 한계를 명료하게 드러내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을 포괄, 인류사의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제시한 미래 예측이 실현되느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역사에 토대를 둔 미래 예측은 각 방면에서 세밀하게 점검하는 가능성의 체제는 우리에게 구체적인 전망을 제공해준다. 교양인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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