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를 꺾고 8강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숙적' 네덜란드를 누르고 잉글랜드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잉글랜드는 26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고트리프 다임러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16강전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일진일퇴의 접전을 이어가던 후반 15분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의 천금같은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어 뉘른베르크 프랑켄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16강전서는 포르투갈이 전반 23분에 터진 마니시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포르투갈은 40년만의 16강을 넘어 8강 진출의 감격을 누리게 됐고,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은 오는 7월 2일 겔젠키르헨 벨틴스 아레나에서 8강전을 갖는다.  
 
 ◇잉글랜드 대 에콰도르

 잉글랜드의 중원압박과 에콰도르의 탄탄한 전술이 어우러진 한판이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번번이 남미팀에 발목을 잡혀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던 잉글랜드는 새로운 복병을 잠재울 해법으로 수비에 중점을 둔 4-5-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전반적인 주도권은 잉글랜드에 있었다. 그러나 간간이 에콰도르에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11분 볼을 돌리던 잉글랜드는 골키퍼에 연결하려던 존 테리의 백헤딩이 카를로스 테노리오에 차단당하며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애슐리 콜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상황이었다. 테노리오의 대포알같은 오른발 슈팅은 애슐리 콜의 발에 걸리며 크로스바를 튕겨 나갔다. 잉글랜드로서는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    

 끈적끈적한 축구를 구사하는 에콰도르는 이후에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득점없이 이어진 후반 들어 잉글랜드는 미드필드에서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반면 에콰도르는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가 번번이 끊기며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15분 잉글랜드는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베컴이 오른발 인프런트로 감아 찬 프리킥이 그대로 에콰도르의 골문 왼쪽 사각지대를 갈랐다.  

 이후 주도권을 잡은 잉글랜드의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에콰도르도 간간이 역습을 펼쳤다.

 그러나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잉글랜드의 1-0 승리로 마무리 됐다.  

 ◇포르투갈 대 네덜란드

 16강 토너먼트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 두 팀간의 경기는 격전을 넘어 혈투로 이어졌다.

 1986년부터 9차례나 맞붙은 양팀은 상대전적에서 포르투갈이 5승3무1패로 다소 앞서있기는 하나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상대.

 초반부터 허리싸움이 불꽃을 튀겼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던 전반 23분 포르투갈의 선제골이 터졌다.  

 세계 최고의 중원사령관 루이스 피구의 짜임새있는 중원운영이 살아나며 네덜란드의 골문을 파고들던 포르투갈은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데쿠의 크로스가 파울레타의 감각적인 패스에 이어 마니시의 대포알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지며 천금같은 첫 골로 연결됐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준 네덜란드는 몇차례 위협적인 득점찬스를 만들며 포르투갈의 골문을 위협, 경기의 주도권은 내주지 않았다

 이어진 전반 네덜란드는 만회골을 뽑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반 종료직전인 46분 포르투갈의 코스티냐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후반부터는 숫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4분 상대 문전에서 때린 필립 코퀴의 벼락같은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튕겼고, 후반 5분에는 마음먹고 찬 마르크 판 보멀의 오른발 중거리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왼쪽 골포스트를 빗나갔다.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경기는 감정대립으로 이어졌다. 양팀 통틀어 무려 16개의 경고장이 나왔고, 팀당 2명씩 모두 4명이 퇴장 당했다.

 숫적 우세를 점했던 네덜란드는 후반 16분 수비수 칼리트 불라루즈가 측면돌파를 시도하던 피구를 팔꿈치로 가격하며 두번째 퇴장선수가 됐다.  

 포르투갈로서는 후반들어 맞은 숫적열세를 만회하는 순간이었지만 네덜란드로서는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반 32분 포르투갈의 데코와 50분 네덜란드의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 등 2명이 추가로 퇴장당해 근래에 보기드믄 9대 9 경기가 펼쳐졌다.

 결국 경기는 추가시간 7분을 더 했지만 추가골이나 만회골은 나오지 않았고, 포르투갈의 1-0 승리로 마무리 됐다.  

제민일보 제휴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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