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가 접전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경기 막판 터진 페널티킥 결승골로 힘들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동유럽의 다크호스' 우크라이나도 승부차기 끝에 스위스를 제압하고 처녀 출전에 8강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만들어냈다.  

 이탈리아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카우저스라우테른의 프리츠발터 슈타디온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16강전 호주와의 경기서 종료 직전 얻어낸 페널티킥을 프란체스카 토티가 성공시켜 1-0으로 신승했다.

 이어 쾰른의 라인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스위스 간의 16강전에서 우크라이나도 승부차기(3-0)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는 다음달 1일 함부르크에서 4강행 티켓을 건 일전을 갖는다.

 ◇ 이탈리아 - 호주  

 이탈리아의 촘촘한 조직력과 호주의 힘을 앞세운 돌파가 어우러진 한판이었다.

 이탈리아는 경기가 시작되자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의 빠른 돌파에 이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강력한 슈팅으로 우승후보다운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11분에는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델피에로가 준 패스를 질라르디노가 쇄도하며 슈팅을 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예리한 공격을 펼쳤다.

 호주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좌우 측면으로 활발히 돌파하며 계속해서 이탈리아 골문을 노렸다.

 전반 29분 이탈리아 페널티지역에서 혼전 중 수비수 맞고 흘러나오는 볼을 2선에서 쇄도하던 스콧 치퍼필드가 논스톱 슈팅을 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득점없이 이어진 후반 5분 이탈리아 마르코 마테라치가 자기 진영 아크 정면으로 돌파하던 호주의 마르코 브레시아노에게 깊은 태클을 해 퇴장당했다.

 이탈리아는 마테라치의 퇴장으로 인원이 10명으로 줄어들자 공격수 루카 토니를 빼고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잘리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호주는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계속 몰아부쳤으나 번번히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득점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종종 역습을 펼치며 기회를 노렸다.

 결국 후반 46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파비오 그로스가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왼쪽으로 침투할 때 호주 수비수 루커스 닐이 반칙,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프란체스카 토티는 침착하게 골문 왼쪽으로 슈팅, 호주의 골네트를 가르며 1-0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우크라이나 - 스위스

 16강에 오른 최약체팀 간의 경기라고는 하지만 졸전의 연속이었다.  

 전반은 그래도 동유럽 최고의 골잡이 안드리 솁첸코를 앞세운 우크라이나의 매서운 공격력과 스위스의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플레이에 활기가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 속에서도 분위기를 가르는 득점포는 나오지 않았다.

 전반 21분 스위스의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잡은 우크라이나의 세트피스 상황. 막심 칼리리 첸코의 프리킥이 문전을 향해 날카롭게 날아가며 솁첸코의 슬라이딩 헤딩으로 연결됐지만 크로스바를 튕겼다.

 24분에는 스위스의 간판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프라이가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날린 대포알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역시 크로스바를 튕겼다.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했지만 득점포 가동에 실패하며 전반을 0-0으로 마감했다.

 이어진 후반 양팀은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다. 스위스는 이기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고 심판의 편파 판정을 기다리는 듯했다.

 우크라이나의 플레이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후반 2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올라온 코너킥이 문전에 있던 안드리 후신의 머리에 걸렸지만 오르쪽 골포스트를 스치며 무산됐고, 후반 40분에는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안드리 보로닌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크리스토프 슈피허와 뤼도르프 마넁의 반칙성 플레이에 차단당했다.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돌입한 연장전에서도 경기의 흐름은 비슷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지만 그마저도 졸전의 연속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솁첸코의 어이없는 실축으로 우크라이나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했다.

 그러나 스위스 첫 번째 키커 마르코 슈틀렐러의 슈팅도 상대 골키퍼의 손에 안겼다. 장군멍군.

 가슴을 쓸어내린 우크라이나는 이어 나선 키커 아르툠 밀렙스키, 세르히 레브로프, 올레흐 후세프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반면 스위스는 트란퀼로 바르네타와 리카르도 카바나스의 슈팅이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경기는 우크라이나의 승부차기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맥빠지고 재미없는 경기였다.<뉴시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