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북유럽 4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선진국 여성정책 등을 배우러 간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나라의 교통질서와 문화를 배우고 왔다고 해야 맞다.

주로 차량을 타고 이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각 나라의 도로, 보행자의 움직임, 차량의 이동, 운전자의 질서수준을 보게 됐는데 역시 선진국이구나 감탄했었다.

이중주차, 대각선 주차는 물론 비뚤어지게 주차된 차량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반대편에 주차공간이 있어도 가는 방향으로만 가지런히 주차된 차량 행렬, 한 차로에  전차, 버스, 택시, 화물차가 일렬로 진행하는 모습,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인접해있는 경우 사람들은 자전거가 없어도 자전거 도로로 다니지 않고 인도로 걸어가는 모습 등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제주도는 7월1일부터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된다. 명실상부 국제자유도시가 되는 것이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상적이고 아름답다고 느껴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개인적 의견이지만 ‘질서문화’ 정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의 고질적인 무질서는 주·정차 위반과 무단횡단이다. 주차를 하더라도 한줄로 나란히 하고, 다른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더해주는 반대방향 주차, 이중주차, 대각선 주차는 더이상 하지 말자.

주차장 부족으로 차량이 도로에 나오게 되고 결국 무질서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해할만 하지만 운전자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런 정도의 무질서는 잡을 수 있다.

또한 어른들의 무단횡단은 아이들에게 무질서를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들이 보고 있는데도 혹은 아이 손을 이끌고 무단횡단을 하는 것은 아이를 교통사고 현장으로 내모는 일과 같다.
어릴 때는 횡단보도로 지나기 등 잘 배운 교통질서 습관이 커가면서 잊어버린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어른들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차량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대신 무질서와 교통사고라는 위험을 동시에 안겨준다. 그러나 우리가 질서를 정착시키면 위험보다는 편리함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가 태어난 이곳, 우리의 자부심인 제주도에서 ‘질서문화’가 정착되지 못한다면 더이상 이곳에 사는 기쁨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주도의 자부심은 ‘깨끗함’외에도 ‘질서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김영옥 / 제주경찰서 연동지구대장>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