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은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 벨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 4강 진출의 영광을 누렸다.

 포르투갈의 골키퍼 히카르두는 승부차기에서 상대 키커 3명의 슛을 막아내는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로써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40년 만에 4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브라질 대 프랑스전 승자와 오는 6일 오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게 됐다.

 반면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우승 이후 4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잉글랜드는 유로2000 4강과 유로2004 8강전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포르투갈과의 지독한 악연을 이어가며 씁쓸하게 짐을 싸게 됐다.  
 
 양팀 모두 골결정력 부족이 드러난 한판이었다.

 포르투갈과 잉글랜드는 경기 내내 일진일퇴의 공세를 주고받으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그러나 문전에서의 세밀함 부족으로 전.후반과 연장전을 통해서도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잉글랜드 축구의 희망 웨인 루니는 날카로운 전방 플레이로 포르투갈의 골문을 두드렸고, 포르투갈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루이스 피구를 앞세운 과감한 좌.우 측면 돌파로 잉글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슈팅에도 불구하고 양팀 모두 골결정력 부족이 아쉬웠다. 전반은 추가시간 1분을 더 했지만 득점없이 마감됐다.          

 후반 13분 잉글랜드는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데이비드 베컴과 교체투입된 에런 레넌이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뒤 루니에게 볼을 밀어줬다. 그러나 빗맞은 루니의 왼발패스가 문전 왼쪽으로 쇄도하던 조 콜의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넘어갔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잉글랜드는 이내 위기를 맞았다.

 후반 16분 루니가 상대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와의 몸싸움 도중 발로 허벅지를 밟는 과격한 파울을 범했고, 주심에게 경고를 어필하던 호날두를 떠미는 볼썽 사나운 장면까지 연출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4명의 퇴장과 16장의 경고가 나온 지난 16강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졸전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후 전력의 핵 베컴과 루니과 빠진 잉글랜드는 수적 열세 속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포르투갈의 파상공세에 수비위주의 역습전술로 맞섰다.    

 잉글랜드는 후반 38분 간간이 펼친 역습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얻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프랭크 램퍼드가 살짝 감아차 수비벽을 넘은 프리킥이 골키퍼의 선방으로 문전 오른쪽으로 튕겼고, 쇄도하던 레넌이 재차 오른발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은 슈팅은 또 다시 선방에 무산됐다.  

 연장에 나선 잉글랜드는 수적 열세를 전원수비로 만회했고, 포르투갈은 단단하게 잠긴 잉글랜드의 수비벽을 끝내 뚫지 못했다.

 결국 피말리는 승부차기.  

 선축의 행운을 잡은 포르투갈은 첫 번째 키커(시망 사브로자)의 성공으로 기세를 올렸다. 반면 잉글랜드는 프랭크 램퍼드가 실축해 암운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두 번째 키커가 실축한 반면, 잉글랜드는 성공시켜 1-1. 잉글랜드에 희망의 빛이 몰려왔다.

 이어 포르투갈의 세 번째 키커(프티)마저 실축하자 잉글랜드 진영에서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잉글랜드 세 번째 키커 스티븐 제라드도 실축해 다시 장군멍군.

 이어 포르투갈은 네 번째 키커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2-1로 앞서나갔다. 반면 잉글랜드는 네 번째 키커(제이미 케러거)마저 실축해 막판에 몰렸다.

 승기를 잡은 포르투갈은 마지막 키커로 나선 호날두가 침착하게 차 넣어 피말리는 승부차기에서 3-1로 승리, 40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