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브라질의 8강전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의 복사판 양상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사상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우승후보 0순위 브라질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베일이 벗겨지자 오히려 중원을 장악한 프랑스가 우세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호베르투 카를루스, 주앙, 루시우, 카푸가 포진한 브라질의 포백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프랑스의 공격진에 여러 차례 빈틈을 드러냈고, 간판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를 앞세운 공격은 문전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졌다.  

 이에 반해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제압하며 부활한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 플로랑 말루다, 프랑크 리베르가 나선 중원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양팀 모두 득점포 가동에는 실패했고, 전반은 득점없이 그대로 마감됐다.

 후반 초반 브라질의 상승 흐름이 잠시 이어졌지만 이내 프랑스의 분위기로 넘어갔고, 후반 12분 상대 미드필드진영 왼쪽에서 얻어낸 세트피스 상황에서 프랑스의 천금같은 선제골이 터졌다.

 지단이 올린 날카로운 프리킥을 문전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앙리가 몸을 날리며 오른발로 차 넣어 골문을 열었다.

 세계축구의 황제로 군림하던 브라질이 프랑스에 덜미를 잡히며 세계최강이라는 명함을 프랑스에 넘겨야 했던 프랑스월드컵의 결승전이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내준 브라질은 이후 몇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번번이 프랑스의 견고한 수비벽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고, 간간이 프랑스의 반격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이전까지의 브라질이 아니었다. 조급함도 문제였다.

 결국 브라질은 3분의 추가시간에도 만회골을 뽑지 못했고, 경기는 프랑스의 1-0 승리로 마무리 됐다.

 한편 호나우두는 역대 월드컵 개인통산 최다골기록(15골)을 새로 썼지만 팀 패배와 함께 더 이상의 신기록행진은 4년 뒤로 미뤄지게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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