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개최국 독일을 연장 접전 끝에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탈리아는 5일 오전(한국시간)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을 맞아 전, 후반을 득점없이 비긴 뒤 연장 후반 14분 파비오 그로소의 선제골과 16분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의 쐐기골 등 2골을 몰아넣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무려 24년 만에 네 번째 월드컵 정상등극을 노리게 됐고, 독일과의 상대전적에서도 14승8무7패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

 8강전까지 단 1실점으로 골문을 틀어막은 이탈리아와 11골을 폭발시킨 독일의 대결은 베일이 벗겨지자 수비적일 것으로 예상되던 이탈리아가 오히려 공세를 주도하며 독일을 압도했다.

 이탈리아는 공격형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의 감각적인 경기조율과 수비형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 안드레아 피를로, 시모네 페로타 등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반면 독일은 중원사령관 미하엘 발라크를 축으로 득점선두 미로슬라프 클로제(5골)와 신형 스트라이커 루카스 포돌스키를 좌, 우 투톱에 세워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공략했으나 촘촘한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뚫기에는 예리함이 다소 부족했다.

 전반 34분 클로제와 포돌스키가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2대 1패스를 주고 받다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슈나이더에 단독찬스를 내줬지만 살짝 빗맞은 슈나이더의 오른발 슈팅은 그대로 골포스트를 넘어갔다.

 득점없이 이어진 후반은 지루한 공방전 양상이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탈리아의 철벽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은 돋보였다.

 부폰은 후반 17분 문전 오른쪽에서 베른트 슈나이더의 칼날패스를 받은 포돌스키가 날린 왼발 터닝슈팅을 감각적인 몸놀림으로 막아냈다.

 한 골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분위기에서 이탈리아에게는 한 골 이상의 의미가 있는 눈부신 선방이었다.

 그러나 끝내 양팀 모두 전, 후반 내내 득점포는 터뜨리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연장은 불꽃튀는 화력전 양상이었다. 연장 전반 2분 상대 골문 오른쪽에서 빈첸초 이아퀸다의 오른발슈팅이 연결됐지만 오른쪽 골포스트를 튕겼고, 3분에는 잔루카 참브로타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연장 전반에만 골대를 두번 맞힌 이탈리아는 골대징크스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강한 불안에 휩싸였다.

 하지만 수비수 그로소가 천금같은 이탈리아의 선제골을 뽑아내며 불안감을 일거에 씻어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던 연장 후반 14분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어진 안드레아 피를로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골문 오른쪽에서 받은 그로소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좀처럼 열리지 않던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지만 상승세는 이탈리아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있었고, 연장 후반 16분 독일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이탈리아의 추가골이 터졌다.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이어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스루패스를 골문 오른쪽에서 받은 델피에로가 그림같은 오른발슈팅으로 독일의 골문에 쐐기를 박았다.  

 이탈리아는 오는 10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프랑스 대 포르투갈전 승자와 결승전을 치른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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