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시가지내 건물들은 20년 전에 지어진 건물들이 대부분이어서 주차장이 없는 건물이 많다. 그런데 자동차 대수는 20년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어쩔 수 없이 도로변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간선도로를 제외한 이면도로 등에는 주차금지 표시가 있어도 자동차들이 양쪽으로 즐비하게 주차돼 있다.

종전에는 출퇴근 시간대 위주로 교통체증이 일어났으나 이제는 낮 시간대도 나타나곤 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도 차를 타고 다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나 생각된다.

몇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차량소유자들이 주차에 따른 비용부담이  없이 다니게 됐으나, 이제는 아무곳에나 주차할 수도 없다. 도로변에 주차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편안히 다닐 수 있는 도로의  기능을 상실케 하고 심지어 남의 대문 앞이나 보도위에 주차해 보행과 생활공간을 막아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주차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이웃간의 다툼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목적지에 주차공간이 없어도 습관적으로 차를 몰고 나오시는 분이 많은데, 주차공간이 없는 곳이나 아주 혼잡한 지역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제주시내에 조성된 무료주차장을 점차 유료화할 필요가 있다. 무료주차장은 자가용 이용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이고, 대중교통 활성화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급등하는 유가에 대처하고 자가용 요일제 운행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차장 유료화 방안은 상당히 바람직한 정책이라 판단된다. 차를 몰고 나가면 반드시 비용부담이 따른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그리고 도로에는 절대 주차하면 안된다는 의식을 갖고 지정된 주차공간을 활용하면 언제나 아름답고 시원한 도로를 만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제주시는 불법주정차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해 10일부터 단속하고 있다. 시가지내 상습 불법 주정차 지역인 시청후문, 터미널, 서해아파트 입구, 제원아파트 입구, 신제주 이마트 앞 등 5곳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실시간 감시와 단속을 하고 있다.
행정에서도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도·단속하고, 유휴공한지 등을 활용한 주차공간 확대, 보행량이 적은 넓은 보도를 개선해 일정부분을 주차가능토록 허용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만하다. 또한, 교통혼잡이 가중되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주정차를 금지하고 교통량이 적은 저녁시간대는 시간제 주차를 탄력적으로 시행하는 시간제 주차허용도 고려해볼만 하다. 특히 이런 곳은 시간대별 유료화로 지역노인을 활용해 관리한다면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올해는 제주방문의 해이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특별한 해이다. 국제자유도시에 걸맞는 교통문화 조성을 위해 주정차 단속원으로서 열심히 현장에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기초 질서를 무시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이제는 주차를 하더라도 나를 위해서 하지말고 타인을 위해 주차를 했으면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준법질서이다. <송진숙 / 제주시 교통행정과 주정차단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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