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특별자치도 출범후 처음으로 김태환 도지사가 제주시를 초도방문한 것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업무보고에 이어 열린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주민자치위원장은 시작부터 도지사에 대한 칭송과 찬양을 늘어놓았다. 듣기 거북한 '용비어천가'로 시작된 시민토론회는 결국 아무 내용 없이 마무리됐다.

자치위원장의 연설이 5분 이상 지속됐을 때 옆에서 한숨소리와 야유가 들려왔다. 내 옆에 있던 한 기자는 듣기 싫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들의 요구사항은 특별자치도와 관계없는 지역 민원이 대부분이었다. 김 지사의 답변도 구체적이고 내실 있는 내용은 없었다.

참석한 시민은 120여명인데 토론회 시간은 50분. 전체 질문자는 11명이었다. 나머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일언반구조차 할 수 없었다. 시민사회단체와 여성계의 목소리는 아예 빠져있었다.

도지사 업무보고도 맥빠진 분위기였다. 평의한 업무보고에 원론적인 지사의 당부가 이어졌다. 태풍에 대한 피해보고나 대책마련 등 시급한 사안은 빠져있었다.

김 지사는 업무보고를 받을 때 제주시의 모든 국과장을 총집결시켰다. 전날 관련 없는 국·과장을 불러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은 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상임위원회의 업무보고때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이로 인해 제주시 오전 결제라인은 이틀 연속 정지됐다.

김 지사는 업무보고를 받은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일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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