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문화재연구소, 삼화지구 도로 공사장 현장설명회서 옹관묘 등 출토 밝혀

   
 
  ▲ 9일 열린 제주시 삼화지구 문화유적 발굴조사 보고회에서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가 발굴된 옹관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대생 기자>  
 
제주시 삼화지구 동측도로 확장공사 구간에 대한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근 청동기 후기-초기 철기 삼양동 유적을 형성했던 사람들의 분묘공간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옹관묘가 발견됐다.

(재)호남문화재연구원은 7월25일∼8월16일 제주시 삼화지구 동측도로 확장공사 구간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동기 시대 후기에 속하는 합구식옹관묘 1기와 토광 1기, 주공열 등이 확인됐다고 9일 현장설명회를 통해 밝혔다. 또 조선시대 구 1기와 지상건물지 1동도 확인됐다.

이번 문화재 발굴조사가 이뤄진 제주시 삼화지구 동측도로 확장공사 구간은 사적 416호인 삼양동 유적에서 남쪽으로 500여m 떨어진데다 서쪽 150m 지점 삼양동 지석묘 1호와 도련동 지석묘 2·3호가 위치하고 있어 매장문화재 부존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온 지역이다. 지표조사과정에서도 넓은 유물 산포지로 확인됐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합국식 옹관묘. 옹관묘 1기는 작은 옹을 큰 옹에 삽입시킨 형태의 합구식 옹관으로, 송국리형 토기를 사용했으며 규모는 길이 68cm, 폭 45cm 내외다. 묘광(무덤구덩이)은 장타원형의 폭 84cm, 잔존길이 83cm다. 이번 옹관묘는 곽지1식 토기로 합구한 옹관묘가 확인된 용담동 유적보다 선행하는 것이다.

토광에서는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18개의 원형 주공은 간격·배치의 정형성이 없어 지상건물과 관련됐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청동기 시대 후기에 속하는 합구식 옹관묘는 한반도 서남부 지역에서 청동기 시대 송국리 유형의 보편적인 묘제로 인식되는 것이나 제주에서는 조사된 예가 많지 않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발굴조사가 이뤄진 지역은 삼양동 유적보다 산간 쪽으로 올라와 있고, 주변에 지석묘가 존재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삼양동 유적을 형성했던 사람들의 분묘공간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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