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포소녀'에 이어 '연개소문' 통해 첫 사극 도전하는 이켠

'쾌락의 명문' 무쓸고를 배경으로 정상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 등장하는 엽기 코미디 영화 '다세포소녀(이재용 감독)'에서 외눈박이로 출연한 이켠이 촬영 중 겪은 외로움을 토로했다.

이켠은 극 중 외눈박이역을 맡아 무쓸고 최고의 '왕따'를 연기했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 꽃미남 안소니, 미소년 두눈박이 등 독특한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외눈박이는 비주얼로는 단연 압권.

같은 반 학생들이 제각각 황당한 이유를 대며 조퇴를 할 때도 홀로 남아 교실을 지키는 외톨이다.

개봉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어야 할 이켠은 "영화에서도 왕따였지만 촬영장에서도 왕따였다"고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얼굴 대부분을 차지하는 큰 눈동자를 오직 한 개 가진 외눈박이가 등장하는 모든 신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됐다. "워낙 독특한 외모라 출연신 100%는 CG로 완성됐다"는 이켠은 "CG 때문에 혼자 촬영하는 날이 많았고 반 친구들과 함께 등장하는 신을 찍더라도 모두 끝난 다음에 꼭 혼자서 단독 신을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마지막 퇴근자는 늘 이켠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이재용 감독에게 항상 개인 지도를 받은 것은 어쩌면 전화위복. "감독님과 항상 일 대 일로 촬영해서 오히려 연기하는데는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다른 배우들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했지만 언제나 즐거웠다"며 웃었다.

사극 '연개소문'에서 신라 화랑 김흠순으로 출연

'다세포소녀' 속 엽기 캐릭터에서 벗어나 사극 '연개소문(이환경 극본, 이종환 연출)'에 출연하는 이켠을 9일 오후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 만났다.

'다세포소녀'의 촬영담과 개봉을 앞둔 기대를 먼저 밝혔지만 '연개소문' 출연으로 연기자로서 재인식 받고 싶은 희망도 함께 전했다.

 1981년생, 올해 26살인 그는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30살에 사극을 처음 해보는 것 보다 26살 때 도전해서 '아 이런거구나'라고 느끼면서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고 했다.

연개소문의 청년기가 펼쳐지는 11회(오는 12일 방송)부터 30회까지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이켠은 신라 김유신(이종수 분)의 동생이자 용맹한 화랑 김흠순을 연기한다.

하지만 노예 신분인 연개소문(이태곤 분)이 전쟁에서 공을 세우며 형의 총애를 입는데다 여동생 보희(임성언 분)까지 연개소문을 사랑하자 질투와 시기에 사로잡힌다.

"연개소문의 성공을 참지 못해 억압하고 호되게 굴고, 종의 신분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채찍으로 연개소문을 때리기도 한다"면서 실제 촬영에서 자신보다 몸집이 크고 나이도 많은 이태곤에게 매질을 해야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신라 화랑을 표현하기 위해 승마와 검술을 익혔다고도 했다.

"가볍지 않은, 공부하고 싶어하는 배우로 기억해 줬으면…"

1997년 그룹 유피로 데뷔한 뒤 드라마 '백설공주'와 '두번째 프러포즈'를 거쳐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코믹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이켠은 사극 도전을 앞두고 "가볍지 않은, 공부하고 싶어하는 배우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26살인데 정말 어려보여서 핸디캡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장점으로 여기며 생각을 바꿨다"면서 "'연개소문'을 통해서 무거운 역할도 해나갈 수 있는 친구라고 여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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