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 젊음의 음악으로’를 주제로 지난 8월12일부터 한라체육관에서 펼쳐진 세계마칭쇼밴드가 시가지퍼레이드를 끝으로 4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한라체육관과 야구장에는 세계 최고수준의 마칭쇼밴드를 보기 위해 많은 관중들이 몰려들었으니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참가국들의 열띤 경연과 관중들의 큰 호응도는 이번 대회의 성공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11개국 28개의 경연팀들은 한시도 쉴 틈 없이 종합경기장 곳곳에서 땀을 흘리며 리허설에 열중했고, 경연장에서 관악밴드의 폭발적인 사운드를 자랑하는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관객들을 향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에 관중들은 경연팀들에게 열렬한 환호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으니 한마디로 무대와 관객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룬 감동의 경연장이었다.

관중들을 면면히 살펴보면 참가국들의 경연팀 외에 응원하러 찾아온 외국인들이 많아 국제 행사로서 큰 손색이 없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대거 제주를 찾아왔다고 하니 관광제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고,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특별자치도로서의 이미지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많은 도민이 관람해 문화예술도시로서 점점 달라지는 위상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박수치기에 인색한 도민들도 벅찬 감동에 힘찬 박수를 보내는 문화예술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마음껏 보여줬다. 다만, 요즘 학생들이 대중가요에만 길들여져 온 탓인지 여름방학인데도 기대했던 것보다 참여도가 낮아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간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밴드팀들의 수준 높은 경연을 보며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경험을 하고, 경연에 참가한 3000여명의 외국인들도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가슴 속에 기억하며 제주를 세계 관악의 향연 메카로 인식할 것으로 믿는다.

예술을 모르고 관광을 얘기할 수가 없고 세계화를 논할 수가 없다. 그리고 축제는 그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성공을 기대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제주에서 열리는 각종 예술·스포츠축제는 제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꿈꾸는 우리로서는 세계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선진 의식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참여했으면 하는 게 필자의 소박한 바람이다. <장재원 / 종합경기장관리사업소 관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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