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여름철, 제주문협 여름문학 창작교실 포럼에 참가한 회원들의 열정과 성의는 푸르른 옷을 걸쳐 입은 한라산 높이만큼이나 대단했다.

천둥번개가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며 버스는 5.16도로를 달렸다. 울창한 숲의 터널을 잠시 달렸을까, 소나기는 이내 멈추고 다시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목적지인 서귀포시 상효동 ‘돈내코’의 학생수련원에 도착했다.

간단한 시설설명과 내부규정을 일러 받고서 잠시 휴식시간에 주위를 살피며 아래쪽을 보니, 서귀포 시가지 모습과 푸르른 바다에 범섬, 섶섬이 떠 있어 해안 풍광이 극치를 이루고 간간이 섬 위에 떴다 사라지는 하얀 구름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생의 삶은 흐르는 구름에 스쳐가는 바람에 비유되는지 모르겠다. 자연은 인간에게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하니 그지없이 고마움을 찾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자연의 경치에 취해 있는 순간도 잠시였을까. 여름문학 창작교실은 꽉 짜여진 일과로 진행 됐는데, 필자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돈내코의 시원한 물 속에서 물놀이도 하고 폭포수에서 물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단체 행동을 요구하는 사안이라 그런지 오직 약수물만을 만져 볼 수 있어 서운한 감이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였을까.

‘제주문학’ 44집의 출판 기념회와 문학창작 시간이 마련됐다. 시를 읊는 잔잔하고 낭랑한 목소리는 수련원을 하늘 위로 띄워 넣기 충분했고, 이어진 삶과 문학에 대한 강연에서는 유년기의 고난의 역사 속에서 투병을 하며 한국소설문학을 이끌어온 인생드라마를 엮어갈 때 정말로 인간에 오묘한 맛이 느껴졌다.

다소간의 주고받는 시간이 이어졌고 행사가 끝나자 회원들 간에 우애를 다지는 측면에서 성격분표 발표회의, 빙고 게임, 삼행시 짓기 등이 마련됐는데 저자는 난생 처음이라 다소 어리둥절하면서도 회원들의 열정과 열기에 빠져들었던 유익한 행사였다. 떠나는 날에는 코스모스 꽃이 찾아오는 계절을 읽어주듯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아름다운 장소와 사람들을 뒤로하고 문인들이 주옥같은 글로 제주에 밝은 미래를 보듬어 줄 것을 약속하며 정다운 인사로 끝을 맺었다.<최창일 / 시인·예비군 지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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