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혼자 걸었다
나와 같은 이가 있는가? 주위를 둘러보며,
벗이나 하려고 찾아보았으나
저녁 무렵의 강아지들만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하나, 둘 탄생하는 걸림의 돌이
가는 길을 더디게 하여도
우리는 가야할 길을 가야만 한다.

그 속에 어둠이 내리는 것을 증명해 주듯
보기 싫은 네온사인은
내 건강을 공부하게 한다.

“나는! 취했다.”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
“나는! 나다.”
“나 이외에 아무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이렇게 혼자 있게 놔두라!”

머리가 지근, 지근,
멈춘 필름은 제자리에서 계속 감장 돌 뿐
나의 ‘시’상은 계속 가느다란 빨랫줄이다
그래! …언젠간 풀리겠지
풀리면 다시…, 풀리면 다시… 나의 인생 항로에 대하여
또 한편의 시를 새롭게 논하리라.

                                  <김명경 / 아라중 교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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