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이대로, 죽을순 없다’ 등 이름 이용한 독특한 영화들

   
 
   
 
24일 개봉한 영화 ‘원탁의 천사’에서 ‘원탁’은 아더왕의 신화에 나오는 원탁, 혹은 둥그런 탁자를 뜻하는 일반 명사가 아니다.

영화 속 원탁은 이 영화를 통해 가수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한 이민우가 맡은 배역의 이름으로 임하룡이 환생을 해가면서까지 애지중지 아끼는 아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접한 관객들은 대부분 극중 임하룡이 “원탁아~”를 외치면 “어, 원탁이 사람 이름이었어?”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영화의 제목 속 단어가 주인공의 이름으로 밝혀지면서 관객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영화 외적인 흥미를 느끼게 되는 셈이다.

‘원탁의 천사’의 기획 초반 제목은 ‘아빠, 여기 웬일이세요’ 였다. 여기서 ‘죽어서도 아들을 잊지 못하는 아빠’를 ‘천사’로 바꾸고 극중 아들의 이름을 ‘원탁’으로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새 제목이 탄생했다.

시네마 제니스 측은 “단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의 의미를 확장하다 보니 재미있는 제목이 만들어져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경우는 정준호가 1인 2역을 연기했던 ‘역전의 명수’와 이범수가 주연한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등의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전의 명수’는 ‘승부에서 역전에 능한 사람’을 뜻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역 앞(역전)의 식당 주인 아들의 이름이 ‘명수’라는 뜻이었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역시 알고 보면 이름이 ‘이대로’라는 형사가 죽을 수 없는 이유를 다룬 영화라는 전혀 뜻밖의 의미가 있었다.

실제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제목의 뜻을 아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위 ‘입소문’의 하나로 전달이 된다.

이런 영화들의 제목들은 관객의 호기심을 조금이라도 더 유발하기 위한 영화 홍보 수단이자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웃음의 요소의 하나로 지어지고 있는 셈.

‘원탁의 천사’의 홍보를 맡고 있는 영화 홍보사 오락실의 이보라 실장은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중의를 가진 단어를 찾거나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단어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또 “‘원탁의 천사’에서 ‘원탁’을 ‘식탁’과 같은 의미로 해석하더라도 상관없다”면서 “또 다른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호기심 유발을 위한 마케팅의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한 해 ‘한국산’ 개봉 영화만 100편이 넘어가는 상황. 그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 홍보전략의 하나로 떠오른 모호한 뜻의 영화 제목들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재미 중 하나가 될 듯 하다.<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