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차저지구촌에서 한해동안 생산되는 자동차대수는 5천만대를 웃돈다고한다. 미국이 1천만대이상을 만들어내는 세계최대생산국으로 자리잡고있다. 일본 역시 1천만대를 넘게 생산하지만 순위에서는 2위로 기록된다. 그다음은 독일 프랑스순인데 우리나라가 이뒤를 바짝 좇고있다.

자동차생산능력은 물론 더된다. 미국의 자동차전문연구기관이 재작년말에 내놓은 보고서를 빌리면 한해 7천4백만대로 조사됐다. 당시 생산대수는 5천2백만여대에 그쳤으니 공급과잉규모는 2천만여대에 이르는셈이다. 이런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것같다는 예측까지 내놓았다.

세계자동차시장의 공급과잉을 가늠케하는 비교수치가 아닐수없다. 세계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기에도 충분하다. 소위 '자동차전쟁'에서 살아남기위해 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우는데 적극적으로 매달리는것도 이런 배경이 깔린탓이다. 그가운데 비중을 차지하는게 기업인수및 합병, 그리고 전략적 제휴등을 통한 구조적 조정이다.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은 요즘들어 비롯된게 아니다. 90년대 후반에 들면서부터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근간에 서서히 가속력이 붙는 모습이다.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독일 다임러 벤츠의 합병과 독일 폴스크바겐이 영국 롤수로이스를 인수한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에도 변화바람이 몰아치기는 마찬가지다. 국제구제금융 전후를 거치며 판도가 바뀌고있다. 현대가 기아차를 흡수했으며 프랑스의 르노가 삼성차속에다 둥지를 틀고있다. 사흘전에는 현대차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글로벌체제의 기틀을 다지는 상황으로 전개되고있다.

대우차가 변화의 도마위에 오른지도 꽤된다.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등 세계자동차 메이저 '빅3'가 대우차를 먹기위한 액션을 취했는데 포드가 어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우차매각이 마침내 급류를 타고있음을 재차 확인시켜주고있다.

어쨌든 대우차는 새주인을 맞을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국내 자동차시장의 흐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대우차매각을 둘러싸고 해외매각을 찬성하느니, 반대하느니하는 묘한 신경전이 일고있다. 이것 또한 국내에서 벌어질 자동차전쟁의 전초전으로 봐도 무리는 아닐듯싶다.<백승훈·서귀포지사장 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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