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떨어지는 단말기 '외면'

 

   
 
  ▲미래형 첨단 사업 육성을 위해 시작된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사용도 못하고 콜센터에 보관중인 단말기들.<김대생 기자>  
 
세계적 휴양지인 제주도를 관광도시에서 미래형 첨단 IT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이 지난 7월 완료됐다.

그러나 거창한 사업계획과 도민들의 기대속에 추진된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이 예산낭비와 추진과정 부실, 기대효과 미미 등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십억원을 들여 구입한 단말기가 고철로 변해 창고신세를 면치못하는가 하면 빈약한 컨텐츠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 등 시범사업을 통해 기대했던 유·무형의 가치창출은 장밋빛 환상으로 끝나고 있다.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이 사업은 지난 2003년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뒤 지난 2004년 8월 사업자로 선정된 SKT 컨소시엄이 시스템 구축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서면서 본격 시작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1·2차 연도 계획에 따라 정통부와 제주도, SKT컨소시엄이 각각 40억원, 30억원, 30억원 등 모두 100억원을 투입했다.

주요 사업 내용을 보면 1차 연도 사업기간인 지난 2004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50억원이 투입돼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 및 관제를 위한 센터 시스템과 콜센터, 홍보·체험관 등이 구축됐으며, 단말기는 1000대가 보급됐다.

또 신규 컨텐츠 개발과 이미 구축된 컨텐츠를 변환·활용해 여행교통정보 등을 개발해 차량내 단말기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2차 연도 사업기간인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는 5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 단말기 1000대가 추가로 구입됐다.

▲창고 재고품 된 단말기=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을 통해 구입된 단말기는 모두 2000대.
제주지역내 운행되는 1일 평균 렌터카가 2500여대인 것을 감안, 사업계획에 따라 단말기 2000대가 구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1차 연도 사업기간중 지난 2004년 12월 500대, 2005년 4월 500대 등 1000대를 구입, 렌터카 업체에 납품했고, 2차 연도 사업기간인 지난 4월 1000대가 추가로 구입했다.

1·2차 연도 단말기 구입비는 각각 13억원과 22억8500만원 등 모두 35억8500만원이다.
그런데 수십억원을 들여 구입된 텔레매틱스 단말기 2000대 가운데 이달 현재 도내 렌터카에 장착돼 운영중인 단말기는 330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결과 1차 연도에 구입된 단말기 1000대는 기능과 성능이 휴대전화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시장에서 출, 현재 텔레매틱스 콜센터에 보관하는 등 무용지물화됐다.

또 2차 연도에 구입된 단말기 1000대 가운데 현재 사용중인 330대를 제외한 670대도 업체들이 사용을 꺼리면서 구입후 한 번도 이용해보지 못하고 1차 연도 구입 단말기 1000대와 함께 ‘창고신세’를 면치못하는 실정이다.

기대와 관심속에 시작된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이 혈세만 낭비한 사업으로 전락, 미래형 첨단산업 육성도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강관보 도 첨단산업과장은 “시범사업이 완료돼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을 준비중”이라며 “사업계획에 따라 추진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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