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걸·치과의사·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

치과에서 가장 많이 권하는 치료가 스케일링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가장 많이 꺼리는 치료 또한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이란 말 그대로 치석제거다. 치석은 치태위에 침속 무기물이 쌓이며 형성된다. 치석은 치아와 잇몸간 결합을 방해해 뿌리방향으로 계속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지속되면 치석 자체가 잇몸을 자극하기도 하고 미세한 음식물이 쌓여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치조골이 흡수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치석은 당연히 제거돼야 한다.

치과에서 사용되는 스케일러는 초음파를 이용하는 기구로 치아를 깎아내는 힘은 없고 다만 진동에 의해 치아와 치석을 분리한다. 치아가 깎여 나간다는 오해가 많은데 이는 치석제거 후에 얇아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제거된 치석 부피만큼 치아가 얇아졌다고 오해하는 이유다. 다만 치근활택술(root plaining 스케일링 후 치아 하단의 거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치료) 때에는 미세한 양의 치근이 깎이지만 반드시 마취하에 이뤄지며 일반적 스케일링과는 다르다.

치석제거를 하면 출혈이 생기는데 이는 잇몸이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라 부어있던 잇몸의 울혈부분에서 고였던 피가 나오는 것이다. 염증 부위의 혈관은 부어있고 피가 나기 쉬운 상태다. 이런 환자의 경우에 스케일링은 더욱 필요하다.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리다고 하는데 이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치석에 덮여있던 치근이 노출돼 치아내부 신경과 뿌리부위를 연결하는 미세한 관들에서 압력 차이가 생겨 차거나 뜨거운 음식, 바람이 불면 모두 시린 증상을 나타낸다. 이런 증상은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시린 것이 싫다고 스케일링을 기피하는 건 오히려 병을 키우는 셈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치과 질환, 그 중에도 올바른 처치없이 치주질환치료를 미루면 결국 치아를 뽑는 방법밖에 없어 30대 중반 이후엔 특히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치석제거 주기는 어떨까? 개인마다 편차가 매우 크다. 칫솔질이 잘되고 치석형성이 잘 되지 않으면 필요 없기도 하지만 그 반대는 1∼2개월에 한번씩 해도 관리가 안되기도 한다. 자가진단의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아랫니 앞니 혀쪽에 치석이 있다면 치석제거가 필요하다. 치석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커피나 담배 등 기호식품에 의해 치석이 쌓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치주질환과 관련은 크지 않고 꼭 제거해야 하는 건 아니다.

스케일링은 치아건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정기관리만 된다면 가장 효과적이다.
요즘 치과에선 도민서명운동이 진행중이다. 보험재정이 악화돼 스케일링이 비급여 항목으로 돼 버렸기 때문이다. 반면 암치료나 입원환자 식대 지급 등 급여 확대 소식도 접하게 된다. 치과의사 한 사람으로 치과의 많은 부분이 급여화되면 하는 바람이지만 스케일링만이라도 보험급여로 인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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