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곤 섬아트문화연구소장

지난 9월 6일 제주지역축제의 현안을 위한 육성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그 간 제주축제의 많은 문제점과 함께 지역 현안으로 부상되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진단하며, 새롭게 정비해주리라 믿는다. 사실 제주도가 관광도시임을 생각하면 축제가 많이 열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은 축제를 통해 마을의 무사안녕과 지역민의 단합, 그리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축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축제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축제의 성격에 맞는 컨셉,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설정하고, 끊임없는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지자체의 행정지원과 함께 매끄러운 축제의 진행 등이다. 각 축제의 소재가 지니고 있는 성질을 최대한 활용하고 매년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에게 감동을 자아내면 되는 것이다.

축제의 생명은 관객의 즐거움과 감동일 것이다. 또한 축제를 만들며 진행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은 반대편에 서서 뒤를 돌아볼 시간도 필요하다.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행사 자체를 아무 사고 없이 끝내는데 그 목적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축제개발을 위해서는 타 도시의 축제를 벤치마킹하면서 제주축제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을 개발해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제주의 축제를 지구촌 최대의 축제로 만들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지역 축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제주의 인프라와 콘텐츠는 타 지역에서 흉내 낼 수 없는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문화의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타 지역의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제주지역축제의 프로그램들을 보면 낡은 콘텐츠의 재탕,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 남발이 많다. ○○아가씨 선발대회, ○○가요제, 인기가수 초청, ○○공연, ○○걷기대회, ○○주최 마라톤대회 등 조금만 반응이 좋다 싶으면 어느새 축제장마다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축제장마다 성격이 맞느냐하는 것이다. 또한 축제장을 들어서면 맨 먼저 몽골텐트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천막축제장에 온 것 같다. 진정 그 축제가 자신이 있다면 천막은 일선에 없어도 축제장은 말 그대로 유쾌한 축제한마당이 되는 것이다. 양보다는 질이 필요하고 과시보다는 내용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저비용으로 효율을 높이고, 제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육성위원회를 통해 개선되고, 제주의 축제가 한층 더 성숙된 모습으로 재단장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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