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너 노련한 경기운영 최홍만 중심 흐트러뜨려...레미 본야스키 이후 다시 쓴맛 통산 9승2패

최홍만(27.스프리스KI)이 10승 고지를 앞두고 제롬 르 밴너(프랑스)를 넘지 못하고 도쿄돔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30일 오후 일본 오사카조홀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2006 개막전' 제 8경기 메인이벤트에서 맞붙은 밴너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최홍만이 다리와 복부를 내주며 통산 두번째 그랑프리 진출에 실패했다.

1라운드 경기 초반부터 왼쪽 다리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흔들기에 나선 밴너는 치고빠지기식 전략에 최홍만이 말리자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최홍만은 밴너를 분석하며 이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라운드 중반 양상이 달라졌다. 밴너가 확실히 최홍만을 흔들어 놓았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공격의 폭이 깊어진 것. 최홍만도 앞차기와 좌우펀치를 이용해 밴너를 몰아부치는 등 링 위는 삽시간에 뜨거워졌다.

하지만 최홍만의 펀치는 이따금 밴너의 얼굴을 밀어내듯 가격할뿐 정확타가 나오지 못했고, 큰 장신을 이용한 필살기인 니킥도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2라운드 공이 울리기 직전 밴너의 '점프 펀치'가 최홍만의 안면을 적중시켰다.

3라운드는 체력전이었다. 최홍만이 밴너의 사력을 다하는 공격에 펀치와 니킥을 시도하며 반격했지만 두 선수 모두 결정적인 '한 방' 없이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3라운드 판정은 무승부. 부심 한 명이 29-30으로 밴너의 우세를 선언했지만 나머지 두 부심이 각각 29-29, 30-30을 선언해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연장라운드 최홍만이 잠깐 밴너를 코너에 몰아붙이며 펀치를 퍼부으며 경기를 유리한 양상으로 끌고가는 듯 했지만 빠져나온 밴너는 다시 발을 바꿔 왼발로 최홍만의 복부를 가격시키며 차근차근 점수를 따나갔다. 최홍만은 그러나 밴너를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못하고 반격에 치중하는 등 점수따기에 실패했다.

판정은 냉혹했다. 결국 결정적인 승부를 짓지 못한 최홍만은 심판판정 결과 10-9로 밴너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최홍만은 이로써 1패를 더한 통산 9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최홍만의 10차례 경기중 가장 잘싸운 경기였다. 상대를 적극 적으로 제압하지 못하는 점이나, 정확한 펀치가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했지만 상대를 자신의 큰 키를 이용해 성벽같이 둘러싸 펀치세례를 날리는 등 진일보한 것 만은 틀림 없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최홍만의 이날 경기는 그간의 대전중 베스트로 꼽을만 하다.

한편, 오는 12월 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1 월드GP 2006 파이널'에 진출한 선수는 루슬란 카라예프(러시아), 레미 본야스키(네덜란드), 글라우베 페이토자(브라질), 세미 슐트(네덜란드), 스테판 '블리츠' 레코(독일), 어네스토 호스트(네덜란드), 하리드 '디 파우스트'(독일), 제롬 르 밴너(프랑스) 등 모두 8명이다.

올해 월드 그랑프리에는 아시아 선수들이 모두 고배를 마셔 결국 유럽과 남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의 잔치가 됐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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