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자식이 아닌 4명의 남매를 10여년동안 키운 손안심할머니, 그는 "막내 상훈이가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는게 소원"이라며 손수 가꾸는 고추밭에서 가족들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김대생 기자>


한 '천사표' 할머니가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림읍 금악리에 사는 손안심할머니(71).손씨는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10년이 넘게 친손자도 아닌 4남매를 정성껏 키워오고 있다.

손할머니가 채수미·상봉·수정·상훈 4남매를 맡아 돌보게 된 것은 지난 87년.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손할머니는 서울에서 일하던 시절 제주에 살고 있는 친척의 권유로 한림읍 관내 모 기업체 대표이사의 가정부로 일하면서 이들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막내 상훈이가 채 100일도 안된 93년 괜찮게 운영되던 사업이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게 되고 졸지에 4남매는 고아가 되버렸다.

이런 4남매의 딱한 처지를 그냥 볼 수만 없었던 손씨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선뜻 4남매를 맡아 자식처럼 돌보기 시작했다.

손할머니가 4남매를 맡아 돌보기 시작하자 제일 걱정이 됐던 것은 주택과 생계문제.

금악리 주민들이 빈집을 정비해 마련한 주택에서 살림을 시작한 할머니는 4남매를 키우기 위해 개,닭 등을 사육하는등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이들을 정성껏 돌봐왔다.

이러한 손할머니의 감동적인 사랑이 전해지자 몇몇 동네 주민들은 이들 4남매를 소년소녀가장으로 신청해 어느 정도의 지원을 받아 생활할 수 있게 됐다.

할머니에게는 요즘 큰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큰 누나인 수미가 할머니가 싫다며 집을 나간 것이다.나쁜 애들과 어울린다며 꾸지람을 한 것이 감수성 예민한 수미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였던 것이다.더욱이 수미의 소년소녀가장 혜택 거절로 그나마 생활에 도움을 주던 정부의 지원금마저 중단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절때만 되면 서울에 있는 친아들이 손할머니를 초대하지만 아이들을 놔두고 갈 수가 없다는 손할머니.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4남매만큼이나 나이가 들어버린 손씨는 “눈을 감고 싶어도 막내 상봉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진 꼭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며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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