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극 7시 50분대로 전진이동, 시트콤 8시 20분 투입, 두마리 토끼 잡기 편성전략 먹힐까?

MBC가 오후 8시대 공략을 위한 파격편성을 가시화 함으로써 그 효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방송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가 오는 11월 6일 가을 편성 개편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일일극 전진 배치와 시트콤 신설 투입 안. 먼저 현재 오후 8시 20분에 방영되고 있는 일일극 편성시간은 30분 앞당긴 7시 50분으로 변경을 예고하고 있다. 일일극의 이동으로 인해 생긴 8시20분 공백 시간대는 SBS '순풍 산부인과'로 시트콤의 신시장을 개척한 김병욱 PD의 신작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들어올 예정이다.

MBC가 이렇듯 10여년을 유지해온 편성안을 수정해 파격적인 8시대 편성안을 기획한데는 확고부동하게 시청률을 잡고 있는 KBS 일일극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아울러 9시 '뉴스데스크'가 SBS '8시 뉴스'와의 경쟁에서도 이렇다할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MBC는 일일극을 7시대 후반으로 내려 SBS '8시뉴스'를 견제하고 이어 여세를 몰아 새로운 가족 시트콤으로 KBS 일일극을 견제하겠다는 두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다.

최근 일일극 경쟁을 보면 지난해 '굳세어라 금순아'이후 계속해서 KBS 일일극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조기종영 또는 한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방영중인 '얼마나 좋길래'역시 KBS 일일극에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MBC는 차기작으로 이미 최진실이라는 대형 스타를 캐스팅해놓고 반격태세를 일치감치 갖추는 모양새다.

일일극을 전진 배치해 SBS '8시뉴스'보다 먼저 시청자를 확보해 견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MBC는 지난 1년여간 시간대는 다르지만 SBS의 '8시뉴스'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시청률에 충격을 받기도 했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역시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가족 시트콤을 일일극 시간대로 투입한데는 KBS 일일극에 대한 견제와 KBS '뉴스9'에 대한 포석이 담겨있다는 평가다. KBS는 특히 지방 시청자 분석에서 기본적으로 MBC 일일극보다 높은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일극 경쟁이 붙어서는 MBC가 이기기 쉽지 않을 만큼 충성도 높은 시청층을 형성해왔다.

MBC는 이런 상황을 감안,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PD를 투입해 가족 시트콤으로 KBS 일일극을 격파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MBC의 새로운 개편복안이 과연 효과를 볼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물론 성공한다면 전세를 역전시킬수 있는 좋은 호기로 작용하겠지만 실패했을때는 8시 시간대에 크나큰 공백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MBC 내부의 찬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MBC로서는 한번 해볼만한 승부수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고, 이미 7시대가 시청률이 10%이상 나오지 않는 시간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시청자들의 외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감도 표출되고 있다. 공영방송이라 강조해온 MBC가 드라마와 시트콤을 한데 묶어 시청자들의 볼권리는 외면한채 지나치게 방송사간 경쟁을 격화시킨다는 내부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SBS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지는 않았다"면서 "줌더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급격한 편성의 변화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혼란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의 편성관계자도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갈림길에서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고 오히려 조급증만 보여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MBC의 공격적인 가을 편성전략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방송가가 주목하고 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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