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도 이런 팀이 있었나?'

유로 2008 예선 두 경기만에 경기당 평균 10실점에 득점은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한 팀이 있다. 이 안쓰러운 기록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반도 아드리아해의 산 마리노 공화국.

산 마리노는 면적이 61.2㎢의 면적에 인구가 3만여명에 불과한 세계 최소의 공화국이다.

하지만 산 마리노 역시 유럽에 속한 국가인 만큼 이번 유로 2008에 독일,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등과 함께 D조에 속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에서 피파랭킹 10위팀 체코를 맞은 산마리노는 전후반 90분 동안 무려 7골을 내주면서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7일 오후 5시 15분(현지시간) 벌어진 경기에서 산 마리노는 15분 체코의 쿨리치에게 허용한 첫골을 시작으로 얀 폴락(22분)-밀란 바로스(28분)-얀 콜레르(43분)에게 잇따라 추가골을 허용하며 4-0으로 크게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체코는 공세를 늦추지 않고 후반 시작 4분만에 야롤림이 5번째 골을 기록하더니 다시 3분만에 얀 콜레르가 이날 경기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의 6번째 골을 뽑아냈고 68분엔 밀란 바로스가 긴 골레이스를 마무리하는 7번째 골을 터트렸다.

이날 하루만 7골을 허용하며 '영패'를 당했지만 사실 산 마리노의 바로 전 경기는 더 참담했다.

산마리노는 지난 달 7일 벌어진 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독일을 맞아 평균 7분마다 1골씩을 허용하면서 90분간 무려 13골을 내줬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은 포워드 포돌스키가 4골을, 클로제와 슈바인슈타이거가 2골씩을 기록하는 등 산마리노 골망에 아예 골 폭죽을 터트렸고 이 사이 산마리노는 요행으로조차 단 한골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13-0의 참패를 당했다.

이날 산마리노와 독일이 기록한 13골차 승부는 1983년 12월 스페인이 말타를 상대로 12대 1 승리를 거뒀던 최다골차 승부 기록을 갈아치운 것.

산마리노 입장에선 두 경기 만에 망연자실해 할 틈도 없이 20골을 허용하면서 치욕적인 패배를 기록으로 남기게 됐다.

산마리노는 하필 앞선 두 경기가 D조 최강팀인 독일과 체코였던 만큼 남은 경기에서 이같은 부진을 만회해 볼 심산이지만 나머지 상대들도 슬로바키아, 키프로스, 아일랜드, 웨일즈 등 녹록치가 않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지만 그러나 축구를 사랑하는 산마리노에게 '볕뜰 날'이 있을 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