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화 감독과 김재박 현대 감독은 경기 전 상대 팀 선발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호언했다. 김인식 감독은 현대 선발 미키 캘러웨이에 대해 "지난 경기에서 졌지만 타자들이 캘러웨이의 공을 잘 쳤다"고 말했다. 김재박 감독 역시 한화 송진우에 대해 "컨트롤이 좋지만 구위가 떨어지는 만큼 공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김'(兩金) 감독 중 1명의 김감독의 예상이 맞았다. 바로 김인식 한화 감독의 상대 선발 공략 예언이 제대로 맞아들어갔다.

한화가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김태균의 선제 3점홈런과 선발 송진우-문동환-마무리 구대성으로 이어지는 '노장'들의 무실점 계투에 힘입어 현대를 4-0으로 꺾고 최종 3승 1패로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KS)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1999년 이후 7년만에 팀 통산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게 됐다. 또 김인식 한화 감독은 지난 2001년 두산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후 5년만에 KS에 진출해 1995년 OB 시절 포함,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넘보게 됐다.

김태균이 2차전 선제 투런포에 이어 4차전 결승 3점포를 날린 공로를 세워 PO 전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또 이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송진우는 이날 경기 MVP와 함께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40세 8개월 1일)의 영광을 안았다.

현대는 PO 1차전 승리를 따냈던 캘러웨이를 선발로 내세우고 5명의 투수를 내세우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통산 5번째 KS 우승 기회가 좌절됐다. 현대는 초반 터진 한화 타선의 화력을 막지 못했고 2회와 4회 병살타를 치면서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화 타선, 김태균 3점포 등 초반 맹폭…현대 캘러웨이 1.1이닝 4실점

한화 타선은 김인식 감독의 믿음대로 초반 캘러웨이를 맹폭하며 1.1이닝만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4번타자 김태균이 1회 고동진과 루 클리어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캘러웨이의 128km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비거리 115m 좌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14일 2차전 선제 2점포 이후 PO 2호째 선제 아치를 그려냈다.

한화는 또 3-0으로 앞선 2회 선두 한상훈의 중전안타와 신경현의 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9번 김민재가 1타점 중전안타를 4점째를 뽑아내며 기어이 1차전 패배를 안겼던 캘러웨이를 강판시켰다.

'111살 철벽' 송진우-문동환-구대성 계투진, 현대에 영봉승

한화 타선은 더 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지만 4점이면 충분했다. 한화의 베테랑 투수들이 힘을 냈기 때문. 한국프로야구사 최초로 200승을 달성한 선발 송진우(40)와 3차전에 이어 '부상투혼'을 보인 문동환(34), '대성불패' 구대성(37)이 그 주인공.

먼저 송진우가 5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김재박 감독의 말대로 직구가 130km 후반에 머무는 등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절묘한 컨트롤과 두뇌피칭으로 현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어 문동환이 전날 3차전에서 강습타구에 맞아 통증이 남아있음에도 6회부터 등판해 2.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송진우의 뒤를 받쳤다.

2~3차전 세이브를 올렸던 마무리 구대성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8회 1사 1루에서 문동환의 뒤를 이어 1.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했다.

한화는 오는 21일 오후 2시 대구에서 열리는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시작으로 삼성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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