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 100일을 맞아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김태환지사는 추석연휴 전날 이에 즈음한 특별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와함께 지역유지들에게 자화자찬의 편지도 보냈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주말에는 다시 도내 모든 신문들과의 특별대담을 대문짝만하게 갖기도 했다. 가히 전방위 홍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다.

이같은 파상공격은 이번만이 아니다. 취임 1개월때도 그랬고, 2개월때도 그랬다. 기회만 오면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보에 열을 올리기 일쑤다. 그래서 그의 기자간담회는 경조사 챙기기, 위원회 구성 등과 함께 ‘김지사의 3다’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취임 100일 앞세워 여론몰이

물론 기자간담회를 자주 갖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가 비판을 받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회견의 내용이다.

최근 김도정의 회견 내용을 살펴보면 그 말이 그말이다. 대부분 실적을 부풀린 PR일색이다.  치적을 엿가락처럼 늘려 선전하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설득력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민자유치만 하더라도 그렇다. 2002년이후 지금까지 10조원이상을 유치해 목표의 85%를 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민들의 체감지수는 극히 낮다. 왜 그럴까. 첫삽만 뜨면 모두 민자유치 실적으로 잡기 때문이다. 착공식후 민자사업이 표류하거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한번 실적은 영원한 실적’인 것이다. 과연 10조의 민자유치중 지금까지 실제 투자된 금액은 얼마나 되는가. 그것을 챙기는게 더욱 중요하다.

내년 예산도 마찬가지이다. 도는 올해보다 6%나 더 따오게 됐다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도민들은 특별자치도로 지위가 상승됐는데도 겨우 6%냐고 불만이다. 도가 도민의 눈높이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예산의 한자리수 증액은 그리 자랑할 일이 아니다. 자치단체 예산은 행정수요증대와 복지증진에 따라 매년마다 늘어나게 돼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두자리수로 예산이 늘어난 해도 있었다.

그런데도 소위 연방주에 버금가는 특별자치도라고 하면서 6% 증액을 자랑이라고 내놓을수 있는가. 이는 내년 정부예산이 7% 증가하는 것보다도 낮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만도  못한 예산을 받아내기위해 도는 행정계층개편을 하면서 그렇게 난리법석을 떨었단 말인가. 도대체 도민을 뭘로 보는 것인가.

자치도 실적평가는 도민몫

그런데도 김도정은 잘하는 것보다 어두운 면만 알려지고 있다고 불만이다. 추석연휴를 전후해서는 확대간부회와 사무관 회의를 잇따라 소집해서 “도민에게 이익이 되는 긍정적인 면은 감춰지고 도민혼란 등 민원제기 사항만 표출되고 있다”며 홍보강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억울하면 도민에게 직접 물어보라. 특별자치도에 대한 평가는 도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못해도 학생이 결석만 하지않으면 잘하는 것인가. 과연 김도정의 목표와 수준은 이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도민들은 이제 말을 안해도 다 안다. 도정이 잘하는데도 홍보가 미약해서 못하는 것으로 착각할만큼 어리석지 않다. 그러니 민심수습보다는 도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설령 도민들이 칭찬을 해줘도 제주도는 안주해서는 안된다. 특별자치도는 더 큰 포부와 야망을 가져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것이다. <진성범 /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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