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맞벌이 등으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집에 있던 어린이들이 생명을 잃는 화재사고가 종종 일어나, 자식 크는 재미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부모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라는 소방관의 기도처럼 화재현장에 1초라도 빨리 달려가고 싶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소방차 출동이 소방대원의 마음과 같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렇다면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차가 얼마만에 현장에 도착해야 할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로는 세계적으로 ‘5분 이론’과 ‘8분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화재발생 5분 내지 8분이 지나면 플래시 오버(flash-over)현상, 즉 화재발생 후 이 시간이 지나면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연소가 급격히 확대되기 때문에 5~8분 이내에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요인으로 인해 ‘5분 이내 대응’이 완벽하게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소방방재본부는 이러한 사회 현실 제약을 극복하고 '5분 이내 출동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119신고 접수에서부터 소방서 차고를 출동할 때까지 소요시간을 ‘주간 20초, 야간 30초’ 이내로 단축하기 위해 소방 방호활동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향후 5분 이내 출동률 70~80%대를 달성할 수 있도록  환경에 맞는 ‘소방 출동로 확보 70/8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집중적인 홍보를 통한 교통·주차문화 개선 △출동지령시스템, 긴급출동교통시스템 등의 개선방안 연구 △주거밀집 지역 등 취약지역의 집중관리  등이다.

아울러 소방력 확충을 통해 현장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노후 소방차 보강을 통한 출동차량 성능을 개선하며, 좁은 골목길에도 출동할 수 있는 한국형 장비를 개발하는 등 한발 앞선 현장대응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신속성이 가장 중요한 화재상황에서는 단 몇 초가 사람의 목숨을 구하거나 잃게 할 수 있다. 1초라도 더 빨리 그리고 한 치라도 더 정확하게 행동하여야 하는 것은 소방의 사명이고 목표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정적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출동하는 소방차에 길을 비켜주고 소방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작은 관심과 실천이 함께 한다면 목표에 훨씬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주영복 / 서귀포소방서  표선119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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