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11월 이명박 서울시장은 364억여원이 투입돼 36년만에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산지천을 직접 찾아 갖가지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시가 역사적 사업으로 추진하려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바로 산지천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당시 김태환 제주시장의 안내를 받아 474m의 구간을 직접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며 제주시의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이로부터 2년이 지난 2005년 10월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을 완성한다. 올 10월로 복원 1년이 지난 청계천에는 모두 3140여만명의 국민들이 방문하는 등 명실공히 서울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도심 재개발과 녹지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초고속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디지털 청계천과 독특한 문화공간이 연출되는 청계천 문화벨트를 구축한다.

부러울 일이다. 지금의 산지천은 어떤가.

낮에는 노숙자들이 소란을 피우고, 밤에는 성매매 호객행위로 지나가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복원된지 만 4년밖에 안됐지만 이곳에 조성된 벤치와 안내판, 각종 표지, 스프링클러 등 시설물들이 훼손됐다.

화단 곳곳과 하천의 암석 사이사이, 하천바닥에서도 쓰레기가 널려있고 기름띠까지 군데군데 발견됐다. 붉은귀거북까지 방사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렇게 산지천은 지금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소통과 조화를 이루고 미래가 생동하는 산지천이 될수 있도록 행정과 시민들의‘생명 불어넣기’가 절실하다.<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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