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2001년이 재현되나?'

김인식 한화 감독이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지난 2001년처럼 1차전 패배 뒤 비로 하루 연기된 2차전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화는 23일 대구에서 열린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김태균의 적시 2루타 등 4회에만 4점을 뽑는 응집력을 보인 타선과 '선발급 중간계투' 문동환의 역투에 힘입어 6-2 승리를 일구며 지난 21일 1차전 0-4 영봉패를 설욕했다.

문동환이 4-2로 앞선 4회 1사 1, 2루에서 투입돼 3.2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호투로 한국시리즈 개인통산 첫 승을 올렸다. 구대성은 6-2로 앞선 8회 1사부터 등판해 1.2이닝 동안 사구 1개를 내줬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용병 제이 데이비스는 4-2로 앞선 7회 쐐기 투런포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로써 한화는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KS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장소를 옮겨 대전에서 오는 25일 열린다. 양 팀 선발로 삼성 하리칼라, 한화 최영필이 예고됐다.

김인식 감독, 2001년처럼 삼성과 KS 1패 뒤 비로 하루 연기된 2차전 승리…현대와 PO 1패 뒤 3연승도

공교롭게도 이날 한화의 승리로 한. 미. 일 야구 3국 챔피언전이 모두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와 주니치-니혼햄의 재팬시리즈도 양 팀이 1승 1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것보다 더 공교로운 것은 올시즌 한국시리즈가 지난 2001년도와 판박이처럼 닮아가고 있다는 것. 그 주인공은 김인식 감독이다. 김감독은 지난 2001년 두산 시절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에서 진 뒤 2차전이 비로 연기됐다. 두산 선수들은 하루 휴식 뒤 체력을 회복해 2차전에서 승리했다.

여기까지는 올시즌과 같다. 한화는 지난 21일 1차전에서 진 뒤 22일 2차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하루를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2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현대를 상대로 1차전에서 패한 뒤 내리 3연승을 거둔 점도 올해와 2001년이 같다. 물론 두산과 한화는 다른 팀이지만 김인식 감독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화, 4회 2루타 3개 등 4점…7회 데이비스 2점포 쐐기

선취점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냈지만 이날 응집력은 한화가 앞섰다. 한화는 3회 1점을 내준 뒤 돌아온 4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4번 김태균이 선두 루 클리어가 좌중월 2루타로 만든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브라운에게 또다시 좌중월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이후 이범호, 이도형이 모두 7구까지 접전을 펼치며 브라운을 괴롭혔다. 이범호는 삼진을 당했지만 파울 4개를 때려내며 성가신 타격을 보였다. 삼성 벤치에서 마운드로 올라가 한 템포 숨을 돌렸지만 브라운은 또 이도형을 7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한상훈의 빗맞은 안타가 결정타였다. 우선상으로 높이 뜬 한상훈의 타구가 1루수와 2루수, 우익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1타점 2루타가 된 것. 이어 신경현이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맥이 풀린 브라운을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두들겼다.

한화는 4-2로 앞선 7회 1사 2루에서 데이비스가 상대 2번째 투수 전병호를 상대로 쐐기 2점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삼성 타선 , 한화 필승카드 문동환-구대성 공략 실패

삼성은 선취점을 냈을 경우 이길 확률이 매우 높았다. 'KO' 펀치 권오준-오승환 카드가 있기 때문. 하지만 삼성은 선발 브라운이 일찍 무너졌다. 또 타선이 한화 선발 정민철을 조기 강판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문동환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삼성은 초반 제구력 난조를 보인 정민철에게 3회 점수를 먼저 냈다. 4번 심정수가 박한이의 3루 번트안타와 양준혁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좌월 2루타로 1-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1-4로 뒤진 4회 1사 만루에서 박한이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격했다.

한화 벤치에서는 즉시 문동환을 투입시키면서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흘렀다. 삼성은 조동찬의 땅볼을 잡은 한화 3루수 이범호가 송구실책을 범하며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양준혁이 풀카운트 끝에 때린 타구가 뻗지 못하며 좌익수 뜬공이 되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이후 삼성 타선은 문동환에게 8회 1사까지 1안타 2볼넷의 빈공으로 추격점을 내지 못했다.

삼성은 2-6으로 뒤진 9회 1사에서 마지막 기회를 맞았다. 조동찬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양준혁이 2루수 실책으로 진루했다. 그러나 후속 심정수와 박정환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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