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짱'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내년에도 거인(巨人)의 4번 타자로 뛸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2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엽이 내년 시즌 구단에 잔류하겠다고 연락해왔다"고 전했다. 홈페이지는 계약 기간 및 계약금, 연봉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승엽은 올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과 거인 잔류를 놓고 고심해왔다. 이승엽은 지난 2004년 지바 롯데에서 일본에 진출한 이후 2년간 다소 이름값에 못 미쳤지만 올시즌 요미우리로 옮겨오면서 40홈런을 넘기며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부터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혀온 이승엽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내는 등 활약으로 더욱 메이저리그에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올시즌 자신을 믿고 4번으로 중용해준 하라 요미우리 감독과의 의리를 택했다. 이승엽은 시즌이 끝난 뒤 "하라 감독과 요미우리가 잃어버린 2년을 찾아줬다"면서 "요미우리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승엽은 "거인에서 우승을 일구기로 결정했다"면서 "반드시 하라 요미우리 감독을 헹가래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또 "내게 잘해준 감독과 선수 및 구단 프런트와 일본 우승을 하고 싶다. 한국팬들의 응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라 감독 역시 "올시즌 함께 했지만 이승엽과 또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고 든든한 멤버를 얻었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또 "빨리 결론을 내준 것도 이승엽다운 결단이었고 감독으로서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계약 조건은 아직 협의 전이나 1년 계약이 유력해보인다. 이승엽이 비록 요미우리 잔류를 택했지만 꾸준히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혀왔다. 때문에 요미우리의 우승을 위해 내년 한 시즌을 일본에서 뛴 뒤 미국 무대로 진출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요미우리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는 대가 이상의 거액의 몸값을 제시할 경우 2년 이상의 다년계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을 통해 요미우리는 이승엽에 3년 10억엔(약 8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승엽은 지난 13일 받았던 왼무릎 수술 뒤 실을 뽑았고 경과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팅과 러닝 등 훈련은 오는 12월 중순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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