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면 한국의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딴 1992년의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떠오른다. 피카소와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배출했으며,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의 연고지로 명성이 높은 인구 200만명의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해마다 관광객 가운데 3분의 2인 3200만명이 찾는 스페인 최대의 관광도시다.

이 관광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초순 유럽심장학회와 세계심장협회가 공동주관한  세계심장학술회의 가 열렸다. 필자는 심장학 관련 국내의 권위자들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강사로 재직할 당시 연구한 논문초록을 발표할 기회를 가졌다.

닷새 동안 열린 학술회의 일정 기간에 전세계 4000여편의 논문 초록이 발표됐고, 회의장은 각종 심포지움과 수많은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 회사들의 상품광고 부스로 넘쳐났다. 학술회의 등록자만 약 1만여명 정도였으며, 동행자를 포함하면 1만5천~2만명 정도가 참가했다. 일시에 많은 인원을 수용한 바르셀로나는 호텔 등 숙박시설이 부족해 웃돈이 붙을 정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바르셀로나는 각종 국제회의 등을 유치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도시였다. 유럽의 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국제회의를 열고 있으며, 국제 비즈니스 여행 시장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도시에서 개최된 국제회의는 지난 84년 150개에서 2003년에는 1104개로 크게 늘었고, 이기간 회의 관광객은 300만여명에 이르렀으며, 상당한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바르셀로나시는 이러한 국제회의와 관광산업을 통한 도시의 발전을 목표로 삼고, 시의회와 지역상공인연합, 바르셀로나 발전기금 등으로 구성된‘바르셀로나 컨벤션뷰로’가 있다. 이 기구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회의를 주최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하며 각종 국제회의를 유치해 관광 수익과 연계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한다.

이 컨벤션뷰로가 가장 중요시하는 분야는 바로 비즈니스 관광이다. 이를 위해 올림픽 당시 건설한 3천여명 수용규모의 컨퍼런스센터와 함께 지난해 유럽 남부지방에서는 최대 규모인 1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컨벤션센터 1단계 건립을 통해 이미 120여개의 행사를 진행했다. 2단계 건립 계획을 갖고 있고, 새로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포럼 빌딩도 내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바르셀로나 당국은 새로 짓는 건물이나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는 구시가지 반대쪽에 위치한 신시가지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경과 건축물 양식 등에서 철저한 도시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대규모의 의학 학술회의만 해도 수십개에 이르고, 다른 분야의 학술회의, 산업 및 무역관련 전시회 및 컨벤션, 각종 정치 경제 교류와 관련한 회의 등이 발달한 바르셀로나.

이 바르셀로나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생각했다. 이러한 각종 국제회의 가운데 우리 몫으로 가져올 수 있는게 얼마나 될 것인가? 제주도 또한 컨벤센뷰로가 있고, 국제컨벤션센터가 있다. 관련 공무원과 관계자들이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국제회의 관광정책과 노하우에서 한발 앞서 있는 바르셀로나의 행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하지 않을까? 공무원 등 관계자들이 이러한 세계시장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한다면  국제회의 지정 도시 라는 이름에 걸맞는 도시로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화창한 지중해의 햇살 속에서, 도심지를 순환하는 2층 관광버스의 무개층에 올라 바르셀로나의 바람을 맞으며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국제자유도시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렇게 꾸며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대경 / 한마음병원 심장혈관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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