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닷새 동안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양국은 농산물 등 각 분야에서 ‘밀고 당기기’식 논의를 본격화하고 시민·사회 단체들은 연일 FTA 저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완벽한 협상단의 경호·경비를 위해 비상 근무에 돌입하는 등 파김치가 됐다. ‘입에 단내가 난다’고 하소연할 정도.

22일 제주에 총집결한 시민·단체들은 23일부터 내내 협상장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쇠파이프 등 불법 시위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고 경찰도 방패로 저지하는 등 평화적인 시위·진압이 주로 연출됐다.

이런 분위기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4일 낮 12시, 협상장 진입 시위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이런 분위기를 일거에 뒤집어 놓았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을 향해 돌을 던지고 컨테이너를 이동시켰으나 대부분은 몸싸움으로 일관하는 등 평화 시위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맞거나 집단 폭행을 당했다.

현장을 본 일부 주민들은 “맨손으로 싸우는 시위대를 저런 식으로 진압해야 하나”라고 의문점을 던졌다.

원정시위대 대부분은 이날 정리 집회를 갖고 제주를 빠져나갔으나 경찰의 대응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협상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제주 평화의 섬에 걸맞는 비폭력 평화 시위·진압의 원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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