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적
불(火) 뿡으며 큰 소리 치던 고망
큰 아가리는 비어있다
사람들은
아가리를 채울 수 없을까
오름을 오른다
그대의 말(言)
비어있는 아가리
제 구실을 한다는 듯
오늘도 비어놓았다
왜냐고요. 채워있으면
담을 수 없다고
비어있어야 친구가 이싱게
부족해야 희망이 이싱게
수많은 神들이
살아가며 이야기꽃 피우는 곳
채울 수 있다는 아름다움
비어있는 오름이 되고 싶다
최창일 <예비군 지휘관>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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