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에서 겨울철은 비수기다. 수요·공급의 법칙상 수요가 공급을 좇아가지 못하는 비수기에는 자연스럽게 재화의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법칙이 곧이곧대로 적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

관광·공항 출입기자로 최근 들어 “비행기표 구해달라”는 민원에 부쩍 시달리고 있다. 비수기면 자연 남아돌아야 할 항공좌석이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런 차에 ‘제주항공’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6월 취항한 제주항공이 노선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서울, 제주-부산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으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서울-부산, 서울-양양 노선은 25%, 37% 수준에 머물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민간 항공사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할 바는 아니지만 이쯤 성적표를 보고 나면 뭔가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취항 초기부터 서울-양양, 서울-부산 노선 취항에 대해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는 제주기점 노선에 항공기 투입을 늘리라는 주문에 다름 아니었다.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으로서도 ‘돈 되는’장사를 하라는 데 애써 외면할 필요가 없다. 제주항공 혼자서 정부 몫인 지역공항 활성화를 떠안을 필요도 없다.

텅 빈 항공기로 서울-부산·양양 하늘길을 계속 날아다니느니 제주기점 노선으로 과감히 기수를 돌리길 강하게 권고해본다.

이야말로 항공좌석난 해소를 통한 제주관광 활성화와 도민들의 뭍나들이 불편해소라는 두 마리 토기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제주도민의 날개인 ‘제주항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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