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 일본전 연패에 병역혜택 날아가

한국과 일본의 아시안게임 풀리그 2차전이 펼쳐진 2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 구장. 경기 전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다소 처져 있었다. 지난 30일 아시안게임 3연패의 분수령이던 대만전 패배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경기 전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내색은 안 해도 모두들 가슴으로 울었을 겁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표팀에는 병역 미필 선수들이 14명이나 포함돼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 류현진(19), 이용규(21), 장원삼(23) 등 젊은 선수들이야 앞으로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기회가 있다지만 이혜천(27), 신철인(29) 등 나이가 꽉찬 선수들은 이번이 그야말로 마지막 찬스다.

때문에 지난 30일 대만전 후 도하로 건너온 프로야구 구단 사장단은 선수들과 저녁식사에서 선수들을 달래기에 바빴다. 또한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역시 특유의 입담으로 선수들 사기를 올렸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이혜천, 강민호 등 일부 선수들은 경기 전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직까지 금메달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 한국은 일본전을 포함,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실낱 같지만 대만이 1패라도 당하면 최소실점 등 기준에 따라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이날 선발 등판이 예고된 류현진 역시 취재진을 보고 밝게 인사를 건넸다. 구경백 이사는 "이틀 전 (류)현진이가 양상문 투수코치로부터 '일본전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더니 선발 역할을 책임지겠다고 벼르더라"고 전했다. 김재박 대표팀 감독도 전날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그러나 이날 일본전에서도 충격패를 당하면서 이들 선수들의 실낱같은 희망도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

경기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야구대표팀. 이날은 '가슴'이 아닌 실제로도 우는 선수들이 더욱 많아질 사막의 밤이 될 것 같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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