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성 로비스트 린다 김이 지난 7일 재판 도중에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유는 국제 무기중개를 하는 로비스트로서 취득한 군사기밀들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큰데다가 공인(公人)에게 뇌물을 제공하고서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등 죄질이 나쁘다는 것이다.

린다 김은 국제 무기중개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거물급 로비스트이다. 그녀는 20여년전에 세계적인 무기중개상 카쇼기로부터 철저히 프로로 교육을 받았다.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캐리어를 가지고 지난 5월 한달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런 과정에서 한 나라 국방장관의 순정을 앗아갈 정도로 대한민국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그녀는 일전에 한 월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별명을 ‘브레이크 없는 탱크’라고 소개했다. 일에 관한한 물불을 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라는 직업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그것은 프로 근성으로 위장된 자기오만이고 사업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기 조국도 거래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어쩌면 그녀는 무기를 팔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접촉할 수 밖에 없었던 고위 관리와 군 장성, 그리고 수 백억 또는 수 천억원의 돈이 말 한마디에 오가는 현실 속에서 그런 착각에 쉽게 빠졌으리라 본다. 예를 들면 고위 공무원 부속실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자기 동료인 하위직 직원들을 우습게 보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녀는 결국 한 나라의 재판부까지 우습게 볼 정도로 그 태도가 오만방자했으니 이번 법정 구속은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 밝힌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로비활동을 인정하고 있는 미국과 로비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한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또하나의 착각에 빠졌던 것이다.

더구나 미국에서의 로비라는 것도 행정부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개인이나 이익단체들이 벌이는 활동으로 제한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행정관료들에게 선거운동자금이나 기타 원조가 제공될 수 있다. 그것도 반드시 등록된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며 기부금과 지출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어쨌든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보이는 그녀의 인생만큼 세상은 요지경이다.<김종배·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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