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4’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길한 의미로 여겨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숫자이다.

하지만 나는 ‘4’라는 숫자를 좋아한다.아마 내가 재난관리 업무를 담당해 오면서부터 이 숫자에 애착을 갖게 된 것 같다. 바로 매월 4일이 ‘안전점검의 날’이기 때문이다.

또 나에게는 공식적인 모임이나 사적인 자리에 가게 되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전점검의 날’을 홍보하는 버릇도 생겼다. “매월 4일은 안전점검의 날이니 한달에 이날 하루만큼은 꼭 주변의 안전점검을 실천하세요”라며 당부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재난을 겪으면서 정부차원에서 우리주변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없애고 안전사고 예방의식 고취를 위해 안전점검의 날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숫자 ‘4’가 불길하다는 미신적 생각을 타파하고 동시에 사람들의 뇌리에 ‘안전’을 각인시켜 줄 숫자로 선택돼 매월 4일을 ‘안전점검의날’로 정하게 됐다.

안전점검의 날은 매월 분야별시기별 점검과제를 선정, 지방자치단체와 각 유관기관단체에서 점검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도내 1000여곳에 이르는 재난취약시설 등에 대한 안전점검이 실시됐고 700여개 기관단체에서 5000여명이 참여해 각종 안전캠페인과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12월 안전점검의 날 행사는 화기취급이 증가하는 겨울철 화재예방 등에 중점을 둬 실시되는데 독거노인 등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전기·가스보일러 점검 등 봉사활동도 함께 전개하게 된다.

안전점검의 날이 형식에 그치치 않고 실질적인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안전점검 생활화가 수반돼야 한다.

잊고 지냈던 안전점검을 이번 4일을 시작으로 함께 실천해 보면 어떨까. 안전점검하는 습관을 키워 나와 내 가정의 안전뿐만 아니라 내 이웃의 안전도 챙겨본다면 안전제주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제주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명훈/제주특별자치도소방방재본부 재난관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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