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자 제민일보는 ‘제주경제중병, 처방전 급선무’라는 머리기사로 제주경제의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해법을 호소했다. 이러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에 대해 ‘산-학-관 협력’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개인적인 소견의 일단을 피력하니 도민과 도정은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제주도의 자산은 면적이 서울의 3배(1845㎢ 대 605㎢ )이며 하와이의 오아후 섬보다도 273㎢ 가 더 크다는 것이다. 하와이는 군이 면적의 25%를 관장하고 있다. 제주도 인구는 55만명으로 약 100만명인 하와이의 오아후 인구의 절반 정도이다. 하와이와 제주도의 1년 관광객 수는 각각 약 500만명 정도이다. 그런데 사계절이 있는 제주도는 면적도 더 크고, 인구는 적으며, 도로율도 더 우수하며 관광객 수도 거의 같은데 왜 제주도민은 하와이 도민보다 수입면에서 열악하며 더 못살고 있는가. 나의 견해로는 제주가 가진 자산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감히 생각해 본다.

하와이와 홍콩에서는 산 위나 정상에라도 얼마든지 환경을 보호해 가며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가장 경치좋은 곳에 골프장은 지으면서 사람은 못 살게 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에 골프장을 약 20개 더 건설 한다는데 그것도 좋다. 골프비용이 비싸서 사이판으로, 괌으로, 태국으로,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간다니 말이다. 하와이에서는 군용 골프장만 해도 약 10개가 있고 민간용이 40개 이상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민은 골프장 건설로는 큰 이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도민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돌출구를 찾을 것인가.

넓은 제주도의 여러 곳과 산록도로의 아랫부분에는(위 부분은 계속 보존 하더라도) 사람이 살도록, 제주의 땅을 부분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와이와 홍콩과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 고지대에 민자로 수도를 끌어 올리든지, 아니면 하와이나 홍콩과 같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수준에서 사람을 살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건설업도 살리고 고용도 증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이럴 경우 가장 큰 이득은 도민의 몫이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 외신에 의하면 한국에서 가장많은 백만장자가 배출됐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8만명이나 된다. 그리고 그들은 외국에 집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 도정은 그들을 유도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현재 도가 진행하고 있는 ‘외국인 고소득 은퇴자 유치방안’도 좋지만 제주출신 재일동포와 제주출신 재미동포들에게 노후를 보낼 텃밭을 시범적으로 마련해 주는 아이디어도 좋을 것이다. 이미 남해에서는 독일마을을 조성했고 미국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제주도정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 행정적 역할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도의회 의원들, 환경지킴이들, 교수들을 포함한 관련 제주의 지도자들이 하와이와 홍콩을 방문하고 돌출구를 시급히 마련함으로써 중병에 걸린 제주도 경제를 살려내야 할 것이다.<정대화 /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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