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와 핌피(pimfy)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님비현상이란 쓰레기장 같은 시설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내 주변에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자기 중심적 지역이기주의로 공공성 결핍현상이고, 핌피현상이란 좋은 시설은 어떻게든 유치하려는 님비의 반대 현상이다.

제주는 우주개발센터 유치준비를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로 답보상태로 있다가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1999년 중순 제주도 대정 송악산 일원에 우주센터와 청소년스페이스캠프를 유치하고자 했는데 주민설명회마저 원천봉쇄돼 열지 못했고 관계기관은 사업 중지 요청 공문을 중앙정부에 제출한 적이 있었다. 제주는 이를 님비로 취급해 유치기회를 상실했다.

이와 반대로 당시 경상남도와 강원도, 전라남도의 7~8개 시·군은 지역 국회의원과 중앙인맥을 총동원해 뜨거운 유치경쟁을 벌인 결과 전남 고흥으로 결정, 2003년 8월 국무총리와 관계장관 등이 참석해 성대하게 우주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지역주민 고용효과와 지역의 고급 테마관광 이미지를 제고하게 된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있다.

일례로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의 경우 매년 45일을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2억엔이 넘는 지방세를 지불하고 있고 발사 관계자들과 관광객들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는 돈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고 한다.
똑같은 사업이지만 전남 고흥은 이를 핌피로 분류해 노력한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사업초기 지역상인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던 내국인 면세점도 개점한지 4년이 지난 오늘날에 돌이켜 보면 파견·용역직을 포함해 고용효과가 500여명에 근접했고, 매년 제주를 다녀가는 관광객으로부터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수백억원에 이르는 이익금은 전액 제주개발을 위한 종자돈으로 투입하고 있다.

쇼핑아웃렛 사업도 제주는 지역설명회마저 원천 봉쇄돼 열지 못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추천한 용역기관에서 제시한 쇼핑아웃렛사업과 재래시장 상인들과의 상생방안도 원만한 타협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수도권 인근 한 지방자치단체는 저렴한 가격대에 부지를 제공하면서 국내 유명대기업과 외국 전문기업으로부터 쇼핑아웃렛 사업을 유치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이 사업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다가 이 사업마저 우주센터와 같이 다른 지역에 내어 줄 처지에 놓여 있다.

의료개방과 외국인학교 설립도 같은 처지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민들이 이들을 님비로 취급하다 보면 선점기회를 잃게 될 것이고, 핌피로 분류해 유치에 노력하면 관광산업을 기반으로한 국제화는 가까워질 것이다.<유중희 /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사업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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