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압축성장을 이뤄냈다. 그간의 강력한 정부주도 경제성장 모델 체계에서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든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든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제공, 수요자인 고객은 선택이나 품질을 가릴 여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객체로만 취급돼 왔다. 정부 주도하의 성장 중심 경제체제에서 고객이란 개념이 과연 존재했을까. 국민(고객)은 그저 국가와 기업 때문에 혜택을 받는 것으로 취급돼 왔다. 그러니 외환위기(IMF)도 당연한 것이요, 관료주의 만연으로 국가 신용도는 세계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변해도 한참 변했다. 변하지 않으면 세계화속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든 기업이든 조직은 절대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다시 말해 이제는 정부 정책과 기업 경영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공급자 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고객도 결정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벌써부터 세계화와 개방화에 발빠르게 대응, 투명성을 강조하고 윤리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면 기업이든 국가든 절대 지속가능한 길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정부·기업은 이제 고객이 일방적인 수용자라는 낡은 사고를 버리고 고객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이 존재한다는 고객과 기업의 상생 경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21세기에 와서 고객의 욕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또 선택은 고객이 결정한다. 고객의 힘은 정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있어 절대적 존재가 됐다. 그래서 정부든 공공기관이든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제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만족이 아닌 고객감동의 경영으로 국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조적 발상을 해야 할 것이다.

도적적 해이(moral hazard)는 바로 국민(고객)을 객체로 보기 때문에 결국 고객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문제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판단을 내리지만 책임을 지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무사안일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제 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고객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버리고 국민과 상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명한 경영으로 진정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사고를 전환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세계 강국이지만 부패지수는 2006년 163개국 중 42위에 그쳤다. 이는 바로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 절대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든 기업이든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섬김의 경영으로 가야 할 것이다. <오창식 /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제주지사 고용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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