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해년은 600년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 라고들 한다. 정해년의 정(丁)자가 오행에서 불을 뜻하므로 60년만에 찾아오는 붉은 돼지해가 되고 여기에 음양오행을 더해 다시 계산하면 600년만에 찾아오는 황금 돼지해가 된다고 한다. 어쨌든간에 ‘돼지’해를 맞아 가축분뇨의 진실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의견을 제시해 본다.

제주양돈산업은 1960년대 이전까지는 ‘똥돼지’로 상징되는 농산부산물에 의한 부업양돈이었다. 가구마다 화장실 모퉁이를 이용해 구비(비료)생산과 경조사용으로 흑돼지를 사육, 제주농업의 비료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다가 1993년부터 돼지고기 대일 수출이 시작되면서 주요 수출전략 품목으로 행정에서 집중육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업화, 집단화, 단지화로 냄새민원이 발생했고 가축분뇨 처리문제가 축산업계 뿐만 아니라 제주사회에서 중요한 문제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축산농가는 양질의 퇴액비를 생산해 경종농가에게 공급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경종농가는 가축분뇨가 토양개량, 양분공급 등에 효과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농가당 경작면적 증가, 인력확보 어려움 등으로 이용이 간편한 화학비료 사용을 늘리게 된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수입개방과 과잉생산 등으로 감귤 등 제주산 농산물 가격이 대체적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양돈업을 하면서 경험한 예로는 감귤가격이 호조를 보인 다음해 봄에는 돈분이 감귤원의 밑거름으로 이용돼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이 없으나, 가격이 하락한 다음 해에는 가축분뇨 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예로 살펴보건대 가축분뇨를 원활히 처리하려면 제주산 농산물가격이 올라 경종농가가 고소득자가돼 자기 농작물에 더 애정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양돈장도 가축분뇨를 농작물에 이용할 수 있도록 부숙 등 비료로서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살포할 때 냄새 등 지역주민들로부터 거부감이 없어야 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자연생태계의 영속적인 물질순환 기능을 활용한 ‘자연순환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축퇴액비를 이용한 자연순환농업의 이점을 이해못할 농민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력에 비해 소득이 높아지지 않는한 이러한 자연순환농업은 이론에 불과하다.

황금돼지해인 2007년은 제주농업 전체가 어려운 경제에서 벗어나 넉넉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농촌이 넉넉해질수록 가축분뇨 처리문제와 가축사육으로 인한 냄새민원도 줄어들 것이며 행정과 축산업계의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가축분뇨 처리량보다 훨씬 많이 처리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황금돼지 분뇨의 진실은 “타고남은 재가 기름이 된다”는 믿음과 같다고 할 것이다.<고권진 / 동화축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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